▲ 한창희 前 충주시장
우리의 보이지 않는 생활관습 중에 알아서 하는 게 있다.
 
‘알아서 하라’고 지시를 하는가 하면, 영화나 극중에서 상관에게 ‘제가 알아서 처리 하겠습니다’ 하고 충성스럽게 말하는 장면을 종종 본다.

말을 하지 않아도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알아서 일을 처리해도 만족스런 관계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 사람이 두 명만 있어도 행복한 사람이다.

아주 극소수의 사람사이에 통용되는 관계를 일반적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면 엉뚱한 일만 벌어진다. 상사나 선배의 미움을 사는 지름길이 바로 상사에게 물어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상사는 리더십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한다.

리더십은 가르쳐주는 데서도 나온다. 부하가 모르는 것을 물으면 귀찮게 생각할 것 같아도 오히려 좋아한다. 가르쳐주면서 우월의식도 생기고 리더십이 확보된 것으로 생각하며 행복해 한다. 묻고 대답하는 사이에 둘 사이의 관계는 더욱 더 돈독해 진다.

직장에서 회의를 할 때 부하 직원이 열심히 받아 적었다고 의미가 전달되었고, 시행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어느 조직이나 지시내용도 정확히 파악 못하고
대충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직원이 있게 마련이다. 시행과정 중에 반드시 확인을 하여야 한다.

또 부하직원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반드시 상사에게 다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알아서 판단하고 알아서 시행을 하면 잘해야 본전이다. 일이 잘못되면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핀잔만 받는다.

모르면 상사나 선배에게 물어보고 일을 하면 고생도 덜하게 된다. 이해부족으로 혼자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상사는 기분 좋게 생각한다.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

고부간에 갈등도 며느리가 물어보지 않고 알아서 일을 하다 사고를 치면서 발생한다. 잘 물어보는 며느리는 귀엽게 생각하고 상세하게 노하우도 전수해준다. 그런데 통상 반대로 한다. 시어머니에게 물어 보는 걸 꺼려한다. 시어머니는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며느리가 엉뚱한 일을 하게 되면 가만히 있지 않는다. 이를 나무라게 되고, 며느리는 야단치는 시어머니를 피하게 된다. 고부간의 갈등은 이래서 생기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도 질문 많이 하는 학생이 공부도 잘한다.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고 가만히 있으면 결국 시험만 망칠 뿐이다

알아서 하는 것은 오래된 관습으로 관례적으로 하던 일이거나, 전권을 위임받았을 때에 하는 것이다. 이때도 가끔은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회사나 조직사회에서 일을 할 때 웬만하면 상사나 선배에게 물어 보고 일을 처리하라! 그러면 본인은 스트레스도 덜 받고, 상사는 엔돌핀이 나와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일은 원만하고 깔끔하게 이루어진다.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물어 보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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