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유승준
[김승혜 기자]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가요계 스타에서 '병역기피의 대명사'로 추락한 가수 유승준(43·스티브 승준 유)씨에 대한 한국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반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과거 그는 '바른 청년' 이미지로 활동하다가 입대를 앞두고 돌연 국적을 버리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후 그는 미국인 자격으로 한국에서 활동하려는 시도를 여러 차례 했으나 입국금지, 사증발급 거부 등의 처분을 받았다.

대법원 판결에 앞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은 여전히 유승준 씨 입국을 반대했다. 군대 가지 않으려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을 왜 다시 받아주느냐는 건데 이제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용서해주자는 의견은 열 명 가운데 두 명 정도에 불과했다.

11일 유씨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온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대 후반 이상 남성들을 중심으로 상당히 격앙된 반응들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상에서도 "병역기피의 선구자여서인지 파급력이 아직도 있는 것 같다", "병역기피 목적으로 국적 세탁을 해도 영리 활동 가능한 비자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또 "그렇게 욕을 먹고도 왜 오고 싶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군대에 갈 것처럼 거짓말하고 한국에 돌아오지 않은 다음에 버티면 된다는 것을 알려준 것", "직접 와서 수많은 비난과 조롱을 직접 느껴봐라" 등 견해가 쏟아졌다.

나아가 우울감을 호소하거나 "입대 기피 방법을 안내해준 것", "군대 가기 싫으면 외국가면 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는 방향의 목소리도 대두하고 있다.

아울러 "비자 발급은 되어도 여전히 국내에는 들어올 수 없을 것", "여론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입국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입국을 거부할 명분은 너무 많다. 행정소송하면 죽을 때까지 하게 될 것" 등 반감을 내비치는 경우도 등장했다.

물론 유씨를 옹호하는 방향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유씨에게만 가혹한 것은 맞다", "이제는 한국와도 괜찮지 않겠냐", "유씨 아니라도 기피할 사람들은 다 기피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이에 해당한다.

유씨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그의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달리 봐야 한다는 방향의 시선도 있다. 

예를 들면 "입대 안 될 나이에 군대보내주면 가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 비열하지만, 계란을 맞더라도 입국을 아예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는 주장 등이다.

또 "비슷하게 병역기피한 사람들이 재벌가, 정치계에 수두룩한데 같은 잣대로 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나 "첫 사례라 마녀사냥 당한 것은 사실"이라는 등의 동정론도 존재한다.

유씨는 1997년 1집 '웨스트 사이드'로 가요계에 입문한 뒤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의 곡으로 남성 댄스가수로는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이면서 '바른 청년' 이미지로 활동하면서 입대 의사도 내비쳤는데, 실제 2002년 1월 입대를 앞두고는 해외 공연 등 명목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후 그는 '병역기피의 대명사'로 질타를 받았고, 법무부는 유씨에 대해 입국 제한조치를 내렸다. 이후 유씨는 2015년 10월 LA 총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했으며 이를 거절당하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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