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심일보 대기자] "이육사와 이순신,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오히려'입니다. 이육사는 일제강점기라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어나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순신은 누구나 싸움을 포기했을 상황에서 '오히려' 해볼 만하다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얼마나 감동적인가요? 제 인생에 '오히려'라는 말이 이토록 울림있게 다가온 적은 없었습니다."

최태성의《역사의 쓸모》중에 나오는 글 일부이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일본의 반도체 소재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로 촉발된 한일 무역분쟁에 대해 경제 파트너를 학대하는 '트럼프 모델'의 확산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 잡지는 최신호(7월 20일자) '한일 무역분쟁 사이에 울리는 트럼프의 메아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는 무역전쟁을 거론하면서 "현재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일본과 한국의 싸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것만큼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 잡지는 "그것은 별것 아닌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들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며 "한국 기업들은 세계의 지배적인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다. 만약에 일본이 수출을 중단하면 그 고통은 전 세계 기술 공급망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잡지는 일본이 군사 전용이 가능한 850개 제품에 대한 한국 수출을 건별로 심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것을 거론하면서 "영국과 프랑스보다 더 큰 800억 달러 규모의 교역량을 가진 두 나라는 벼랑 끝에서 한 걸음 물러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는 경제적으로 근시안적"이라며 "일본 자신이 그런 통제의 반대편에 있음(자신도 피해를 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1년 중국이 대(對)일본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자 일본이 자국 광산에 투자해 대응함으로써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사실을 거론하면서 "한국 정부도 이미 자국 내 화학제품 육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더 넓게 지정학적 맥락에서 보면 '일본의 자해'(Japan's self-harm)는 더욱 무모하다"면서 "지역 공급망은 이미 공격을 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관세를 피해 중국 이외 생산거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에 자동차 관세 부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 일본은 작금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더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미래를 미리 준비하게 만드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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