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文의 남자' ‘어법조(어차피 법무부 장관은 조국)’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KBS와의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에 대해 “민정수석의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가 인사검증뿐 아니라 권력기관들에 대한 개혁”이라며 “(개혁을) 법제화 하는 과정이 남아있는데 (조 수석이 이를) 성공적으로 마쳐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인사 검증 실패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정수석이었던 조 후보자를 신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국회에 보낸 인사청문요청안에서도 조 후보자를 “검찰 개혁 등의 과제를 마무리하면서 법치를 통해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법무부 장관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개혁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적임자’로 지명한 조 후보자가 웬만한 의혹과 폭로로는 낙마하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 많았다. 설사 인사 청문보고서가 국회에서 채택되지 않아도 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거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번지고 당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여론이 더 악화될 경우 주말을 넘겨 후보자 스스로가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여론을 간단치 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금주 집계 모두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20대 젊은 층의 등 돌림 현상이 도드라졌다.

22일 리얼미터는 tbs의 의뢰로 실시한 8월 3주차 주중 집계(19~21일)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전주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46.7%, 부정평가는 2.9%포인트 오른 4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긍·부정 평가의 격차는 2.5%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이번 내림세에는 현 정권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였던 계층들도 포함됐다. 진보층(79.3%→76.5%, 부정평가 21.3%),  20대(46.3%→42.6%, 부정평가 53.8%), 30대( 60.1%→58.3%, 부정평가 40.4%), 여성(51.2%→45.8%, 부정평가 49.8%)였다.

 
23일 한국갤럽의 8월 4주차(20~22일)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응답자 중 부정률은 지난 조사 대비 6%포인트 치솟으며 49%를 기록한 반면 긍정률은 2%포인트 하락한 45%에 머물렀다. 특히 부정평가 이유로 '인사 문제'가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20대 여론은 부정 여론이 우세했다. 긍정평가는 42%였으며 부정평가는 46%였다. 갤럽 측은 "법무부장관 후보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청와대에서는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민정 대변인은 23일 "의혹이 증폭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힐 것은 밝히고 본인의 입장을 들어볼 필요성이 있다. 하루속히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국회에 있다"며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문 대통령이 같은 날 '신임경찰 졸업식'에 참석해 수사권 조정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을 언급한 것도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의지를 에둘러 내비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 도입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매듭지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가 촛불집회부터 시작해 문재인 정부의 '아픈 손가락'인 20대들의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이 간단치 않다는 인식은 청와대 내부에서도 팽배하다. 고 대변인은 "시시각각 올라오는 뉴스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민이 많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도 "20대가 돌아서고 있는 것은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는 19세 이상 유권자 3만5866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1507명이 응답을 완료해 4.2%의 응답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