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제한 기자간담회에서 딸의 의혹에 대한 해명 도중 호흡을 가다 듬고 있다.
[신소희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한 국회 인사청문회 대신 사상 초유의 '대국민 직접 소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 후보자는 그간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기자 회견 형식을 통해 하나하나 소명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국회 인사청문회처럼 증인 채택이나 자료 확보 권한이 없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반쪽짜리 검증'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답변을 들어보니 수긍이 간다는 긍정적인 의견부터 의혹은 하나도 해소되지 않고 감정에만 호소한다는 비판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는 중이다.

이번 기자 간담회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은 주로 명확한 의혹 해소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모(50)씨는 "국민적 의혹 해소보다는 억울하다는 호소 정도로 보여진다"면서 "국민정서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학자같은 답변을 보고 있자니 피곤함을 느낀다. 의혹 해소를 위한 기자회견인지 호소를 위한 기자회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김모(32)씨도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확히 답변을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보니 핑계로 일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장관 후보자로 적합한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모른다고 답변한다고 해서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평가했다. 

직장인 최모(33)씨는 "잘하는 부분을 인정한다. 흙수저들에게 미안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미안하다고 한다"면서도 "큰 결격 사유가 아닌 부분은 다 인정하지만, 가장 큰 쟁점인 부정입학이나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온라인을 중심으로는 조 후보자의 답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온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본인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공인된 기관들이 조사하라고 한다. 딸 입시의혹은 교육부, 사모펀드는 금융감독원, 모두 합쳐서 검찰이 조사하라고 하는 내정자가 훌륭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오히려 조국을 거부하는 입장이었는데, 오늘 답변을 들으면서 나름 납득되는 부분이 있었다", "듣다보니 수긍가는 부분이 많다. 모른다는 말이 어처구니 없긴 한데 사실 같아 보인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간담회 자체에 대해 무용론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기자들이 의혹을 제기해봐야 조 후보자는 그냥 자기 주장을 말할 것이다. 기자들이 반박을 해도 시비를 누가 정하려나. 결국은 후보자와 여당이 말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청문회 대신에 국민을 상대로 소명을 하려고 한다면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런 (평일 일과) 시간에 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일하는 틈틈이 언론 속보를 통해 내용을 보고있기는 한데, 이렇게 단편적으로 후보자의 소명을 제대로 보고 이해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남성 기자가 조 후보자의 딸이 혼자사는 집에 밤 늦게 찾아가 문을 두드렸단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을 향한 비난도 빗발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언론의 자제를 당부했고, 감정이 북받친듯 한동안 눈을 감고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지난해 혼자 일하던 딸이 어떤 남자가 오피스텔 문을 두드린다며 갑자기 울면서 전화가 왔다. 주취자의 실수였지만 안심시키느라 며칠 고생을 했다. 조 후보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문을 두드린 남성 기자가 누구냐"며 "언론이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했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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