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우리나라에서 얼마를 가지고 있으면 '부자' 소리를 듣나?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는 총자산 67억원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자들의 총자산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었다.

29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펴낸 '2019 한국부자(富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개인은 32만3000명으로 1년 전(31만명)보다 1만3000명(4.4%) 늘었다. 전년 증가폭(14.4%)보다는 크게 둔화했다. 부자 수는 2014년 23만700명, 2015년 25만4000명(7.0%), 2016년 27만1000명(6.6%), 2017년 31만명(14.4%)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증가폭이 축소된 것은 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자산 자체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2017조원으로 1년 전(2053조)보다 36조원(1.7%) 감소했다. 금융자산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최근 5년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부자들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53.7%, 금융자산 39.9%로 구성됐다. 나머지 6.4%는 예술품과 회원권 등 기타자산이었다. 일반 가구의 금융자산이 18.9%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이 두 배 가량 높았다.

부자들의 분포를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서울(14만5천명), 경기도(7만1천명), 인천(1만명)이 전체의 69.6%를 차지했다. 그 외에는 부산(2만4천명), 대구(1만5천명), 경남(1만명) 순으로 많았다. 서울 안에서는 46.6%가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 3구'에 거주했다. 강북지역에 33.7%, 이들 3구를 제외한 강남 지역에 19.7%가 살았다.

한편 부자들은 총자산이 67억원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는 부자다'라고 생각하는 부자는 전체의 45.8%로 절반이 채 안 됐다. 다만 2014년(22%)에 비해 비중이 확대되며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자산운용 계획에 대해서는 금융자산, 거주부동산, 기타자산에서 투자를 늘리겠다는 답변은 10% 이하였고, 투자를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대체적이었다. 경기둔화, 부동산 규제 등으로 부자들이 투자를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거주외 부동산의 경우에는 투자를 늘리겠다는 비중이 21.5%로 높게 나타나 열기가 크게 사그라들진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거주외 부동산 투자처로는 50억원 이상 부자는'빌딩·상가(42.2%)'를, 50억원 미만 부자는 '일반아파트(29.3%)'를 가장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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