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대기업 제조업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2분기 연속 악화한 것으로 1일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평가다.사진은 6월 28일 오사카 항구에 있는 컨테이너들의 모습.
[이미영 기자] 일본 경제는 1980년대 최대 호황을 누렸다. 경제지표와 더불어 주식, 부동산 가격이 하늘을 찌르는 사이 일본 기업들은 미국 경쟁사와 랜드마크 부동산을 사들였다.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일본의 부상은 미국을 위협할 정도였다.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도쿄증시 간판지수인 닛케이225가 1989년 12월 29일 3만8915 선에서 최고점을 찍더니 이듬해부터 수직낙하하기 시작했다. 지수는 여태껏 한 번도 30년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2만 선에 머물러 있다. 일본 경제는 1990년대 초 자산거품이 터지면서 디플레이션, 장기불황 수렁으로 빨려들어갔다. 거품 붕괴에서 비롯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사실상 '잃어버린 30년'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일본의 한 신문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일본기업은 왜 사라졌을까?'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내용을 요약하면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에 만연한 저인플레이션·저금리 현상을 일본화의 대표적인 전조로 꼽는다.

30년전 일본은 세계에서 으뜸간다고 하는 기업이 여럿 있었다. 헤이세이 원년(1989년)의 세계 시가총액 순위에서 일본기업은 톱 10에 7개를 차지했으며, 톱 50에 32개사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톱 10에 일본기업은 제로, 톱 50에 겨우 도요타 자동차가 들어가 있다.

시가총액이 낮다는건 일본기업이 그만큼 벌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총수익의 랭킹인 포츈 글로벌 500에서는 90년대 초반 일본기업은 150개 안팎, 그것이 현재는 50개 안팎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당시에 기업인들은 "미국식 경영은 단기이익주의라 머지않아 망할것"이라며자신만만했다.

90년대 포츈 500에서는 미국기업은 일본과 같은 150개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현재도 130개 정도가 있다. 미국식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던 셈이다.

한편으로 "일본의 국제 경쟁력이 낮은것은 엔고, 높은 법인세율, 전력부족 등의 6중고가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0년이나 패배가 이어져 왔다면 그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환경에 대응하지못한 경영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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