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15일 오후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기획의 힘, 상상력의 힘’이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의 라디오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 방송에 충연해 한 발언 때문이다.

탁 위원은 18일 오후 tvn 시사프로그램 '김현정의 쎈터뷰'에 출연해 19일 저녁 방영 예정인 MBC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 방송과 관련해 "내가 청와대 안에 있었다면 '국민과의 대화' 연출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통의 총량이 적지 않고 대통령이 생각하시는 바를 언제든 국민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는데, 이렇게 또 '국민과의 대화'를 별도의 시간을 내서 한다는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 제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탁 위원은 “본인이 이번 행사를 자문하지 않았다”며 “(기획을 했다면)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지 무척 곤혹스러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00명의 표본집단을 과연 어떻게 뽑아낼 수 있을지, 또 대통령에게 궁금한 300명을 무작위로 뽑으면 그게 전체 국민과의 대화에 부합하는 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또 탁 위원은 쎈터뷰에서 “자유한국당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소신도 밝혔다. 그는 “추후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그런 데(한국당)가 사실은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이 빛날 것 같다. 더 이상은 설명하지 않겠지만 거기가 오히려 제가 더 일로서 빛날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청와대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날 탁 위원의 발언이 문 대통령의 행보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면서 청와대 직원들 사이에선 탁 위원의 발언이 경솔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본인이 행사를 기획하지 않았다고 해서 대통령이 결정한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명백한 실언”이라며 “공정성을 더하기 위해 언론사에 해당 행사 기획을 맡긴 것이다.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과 소통하려는 대통령의 노력을 폄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탁 위원은 지난 1월 청와대를 나간 뒤 페이스북이나 라디오를 통해 본인의 견해를 여과 없이 밝혀오고 있다. 사표를 낸 이후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으로 위촉됐지만 그가 마치 민간인처럼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시선이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일자 탁 위원은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발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탁 위원은 "몇 몇 언론이 또 열심히 늘 해오던 방식(?)으로 '하던 일'을 하는데 안쓰럽기도하고 좀 애쓴다 싶기도하여 속마음을 밝힌다"며 "인터뷰에서 저라면 어떻게 연출했을지를 묻기에 '저라면 그 연출은 안 했을 것이다'라고 답했고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어 "구성을 생각하면 더욱 연출자로서는 쉽지 않다"며 "무작위로 질문자 선정하면 중복과 질문 수준에 이견이 있을 것이고 참여 대상자를 직접 고르면 짜고 했다고 공격할 것이 자명하다. 질문의 수준, 분야, 깊이... 답변의 수위와 내용까지 모두가 고민되는 지점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모든 우려와 예상되는 폄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 왜 국민과의 대화를 하시는지는 알 것같다"며 "어떤 질문도 그 수준과 내용에 상관없이 당신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감히 들여다 본다. 어떤 기획도 의도도 연출도 없이 방송사가 정한 룰과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대통령의 진심으로만 국민과 이야기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 다음은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기타 몇몇 언론이 “국민과의 대화 나라면 안했다”는 제목으로 또 열심히 늘 해오던 방식(?)의 ‘하던 일’을 하는데 안쓰럽기도하고 좀 애쓴다 싶기도하여 속마음을 밝힙니다.]

내일 저녁 8시 문재인대통령님의 국민과의 대화가 열립니다. 오늘 어느 인터뷰에서 저라면 어떻게 연출했을지를 묻기에 “저라면 그 연출은 안 했을 것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언론과 야당은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국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을 두고 틈만나면 소통부족이라 합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직접 국민청원을 받고, 각본없는 기자회견을 하고 많은 간담회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가장 많이 야당 대표들을 만나고, 소통수석실이 운영되고 SNS계정을 통해 국민들의 말을 듣고 수시로 관련한 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기에 만약 ‘국민과의 대화’를 저보고 연출하라면 막막했을 것입니다.

구성을 생각하면 더욱 연출자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무작위로 질문자 선정하면 중복과 질문 수준에 이견이 있을 것이고 참여 대상자를 직접 고르면 짜고 했다고 공격할 것이 자명합니다. 임기초 국민들과 생방송을 한번 했던 적이 있는데 생방송의 질문자 리허설을 했다고 조선일보와 몇몇 보수지들의 되도않는 힐난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질문의 수준, 분야, 깊이... 답변의 수위와 내용까지 모두가 고민되는 지점이었을 것입니다.

생방송으로 생생한 질문을 받고 즉각적인 답변을 하는 것이 대통령의 국정파악과 순발력을 보여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대통령 말씀의 무게와 깊이 보다 중요한 것인지도 생각해 볼 문제 입니다.

생방송, 각본없는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묻는 것이 직업인 기자들도 매번 긴장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자들도 매번 야단을 맞습니다. 그러니 아마도 청와대가 방송 전체를 MBC에 일임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직접 기획하여 생길 수 있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방송사에 책임을 맡기자... 하지만 아마도 방송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우려와 예상되는 폄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 왜 국민과의 대화를 하시는지는 알 것같습니다. 어떤 질문도 그 수준과 내용에 상관없이 당신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감히 들여다 봅니다. 어떤 기획도 의도도 연출도 없이 방송사가 정한 룰과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대통령의 진심으로만 국민과 이야기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세안 준비만으로도 일이 많으신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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