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수 정상화과제관리관이 2014년 8월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 기자실에서 '세월호 사고' 교훈으로 국민안전을 대폭 강화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2차 과제 확정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홍배 기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무마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검찰 수사망이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당초 민정수석실 특감반 감찰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유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승인했던 것으로 알려져 최소한 민정수석보다 윗선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찰을 무마하는 데 개입한 ‘청와대 윗선’이 과연 누구인지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21일 검찰에 출석한 유 부시장을 상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우선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실제로 업체들과 유착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감찰 무마 의혹’ 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검찰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 부시장의 자택과 부산시청 관사뿐 아니라 2017년 말까지 유 부시장이 금융정책국장으로 일했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마친 상태다. 또 검찰은 강남구에 있는 중견 건설업체 A 사, 신용정보업체 B 사, 벤처투자업체 C 사, 사모펀드운용사 D 사, 인천 소재 전자부품회사 E 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해왔다. 

검찰은 사모펀드 운용사 A사가 유 부시장에게 2016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오피스텔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최근 A사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오피스텔은 A사가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씩 1년 계약한 것으로 되어 있다. 검찰은 유 부시장이 이 오피스텔을 사실상 사용한 것으로 보고, A사 관계자를 불러 오피스텔 매입 및 제공 경위 등을 조사했다. A사 측은 검찰에서 “유 부시장이 여러 차례 이용한 적이 있지만 원래 직원 숙소용으로 계약한 것으로 대가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 전 장관이 유 부시장의 비위 혐의를 구체적으로 보고받고도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정황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무와 직결된 범죄인 만큼 신병처리를 고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수뇌부가 양쪽 수사상황을 검토하면서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시기 등을 면밀히 조율해 지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조국 전 법무장관 역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은 이날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첫 검찰 조사 때도 진술을 거부했으며, 출석 8시간만에 돌아갔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조사가 끝난 직후 변호인을 통해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며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와 동생 조모씨 등의 혐의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이들의 혐의와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첫 조사에 이어 이날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의 진술거부권 행사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차질 없이 수사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라며 "처음에 예정했던 것보다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될 수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 상황을 검토한 뒤 조 전 장관의 추가 소환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대검찰청은 최근 조 전 장관 수사를 맡은 부서에 파견한 수사관 9명 중 일부를 원 소속으로 복귀시켰다. 앞서 대검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를 중심으로 한 '조국 수사팀'에 자금 추적 등을 담당하는 수사관 9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