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이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미 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현진은 토론토 구단 역사상 투수 최고액인 4년 8천만 달러(한화 약 930억 원)에 계약했으며 등 번호 99번을 계속 사용한다.
[김홍배 기자] "헬로 캐나다, 봉주르"

류현진(32)이  28일(한국시간) 새로운소속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식에 참석해 "토론토에 입단해 기쁘고, 토론토도 내 영입에 만족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첫 인사를 했다. 토론토의 연고지인 캐나다가 영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사용하는 것을 고려한 인사였다.

이어 류현진은 영어로 "토론토에 오게 돼 기쁘다. 토론토가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토론토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 가족,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류현진은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와 함께 토론토의 홈 구장인 로저스 센터를 둘러보고, 마크 샤파이로 사장과 로스 애킨스 단장, 찰리 몬토요 감독 등과 인사를 나눴다.

토론토 구단은 큰 금액을 투자해 영입한 '에이스' 류현진을 위해 성대한 입단식을 열었다.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간 8000만달러에 계약했다.

이는 토론토 구단 역사상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고액이다. 2006년 5년간 5500만달러에 계약한 A.J.버넷을 넘어섰다.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도 2006년 버논 웰스(7년 1억2600만달러), 2014년 러셀 마틴(5년 82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다.

입단식에는 샤파이로 사장, 애킨스 단장 뿐 아니라 보라스도 함께 참석했다.

정장을 차려입은 류현진은 애킨스 단장으로부터 99번이 새겨진 유니폼과 모자를 건네받은 뒤 착석했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99번을 달아온 류현진은 토론토에서도 등 번호를 바꾸지 않았다. 99번은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전설인 웨인 그레츠키의 등 번호이기도 하다.

샤파이로 사장, 애킨스 단장이 인사말을 한 후 류현진은 영어로 토론토 팬들에게 인사한 후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 블루제이스 유니폼 입는 류현진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류현진은 "토론토는 좋은 팀이다. 어린 선수들도, 훌륭한 선수들도 굉장히 많다. 투수들도 좋은 선수들로 영입해서 계속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토론토라는 도시에 대한 인상'을 묻자 "예전에 한 번 왔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도시가 깔끔해서 좋다"며 웃어보였다.

류현진은 "토론토는 2019시즌이 끝난 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를 첫 번쨰로 생각해줬다. 또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많아 그런 선수들과 경기를 하고 싶었다"고 토론토를 선택한 배경도 설명했다.

'계약기간 때문은 아니냐'는 질문에 류현진은 "나를 가장 원한 팀이라서 선택했다"고 잘라 말했다.

다저스 시절 류현진은 토론토를 방문한 적이 있다. 2013년 7월23일 토론토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 적이 있다.

류현진은 "7년 전과는 기분이 다르다. 이제 여기가 나의 홈이고, 나의 팀이다. 나의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소속팀 LA 다저스의 연고지인 로스앤젤레스만큼은 아니지만, 토론토에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토론토 한인 사회에서 류현진의 계약은 커다란 화제였다.

류현진은 "한인 팬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2013년에 왔을 때에도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며 "이제 한인 팬들이 경기장을 더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이날 입단식에서 투수로서 소신도 드러냈다.

그는 구속보다 제구력을 앞세우는 투수다. 올 시즌에도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류현진은 "투수에게 구속이 첫 번째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어릴 때부터 제구를 첫 번째로 생각하며 던졌고, 지금도 마찬가지다"며 "아무리 빠른 공이어도 가운데로 던지면 홈런을 맞는다"고 강조했다.

토론토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케빈 비지오 등 젊은 유망주가 많다. 토론토는 베테랑 투수인 류현진이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입단식에서도 젊은 선수들과 관련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류현진은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뛰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 굉장히 좋은 일이고, 그런 선수들과 같이 뛰는 것은 나에게도 영광"이라며 "같이 해나가야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내가 다가갈 수도 있고, 어린 선수들이 나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서로 편하게 할 수 있어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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