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포항 규제자유특구 GS건설 투자 협약식을 끝낸 후 포항지진피해 주민들을 격려하며 인사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낭 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남기면서 올해 연도를 잘못 썼다가 바로잡아 일부 보수 네티즌들은 ‘이분은 어느 별에서 오신 분?’ 이란 뒷말을 남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침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했다. 방명록에는 "새로운 100년의 첫 출발 '확실한 변화'로 시작하겠습니다. 2020. 1. 2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썼다. 그런데 이 중 연도 2020년의 앞 두자리를 '22'라고 잘못 썼다가 그 위에 '20'으로 고쳐 적었다.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한 날인 지난 2017년 3월 10일 팽목항을 방문,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한뒤 방명록에 3월 10일이 아닌 4월 10일로 잘못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 기억력장애논란을 빚었었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방명록에 적힌 '확실한 변화'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인사회를 위해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또 한번 방명록에 "혁신, 혁신, 혁신 그리고 상생! 2020. 1. 2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썼다.

방명록에 적힌 '확실한 변화'와 세번의 '혁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장 형평성 있고 균형 있는 인사”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말과는 달리 '1·8 검찰 인사'는 그 어느 정권도 문재인 정부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걸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진 않았다는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한 보수언론은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공격한 폭거였다. 법과 절차를 짓밟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을 공중분해시킨 이 인사 조치는 울산시장 선거 공작과 유재수 감찰 무마라는 문재인 청와대의 범죄 혐의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것 말고는 그 어떤 설명도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검찰 인사가 문대통령이 말하는 '확실한 변화'인지는 알 길은 없다. 이를 두고 '검찰혁신'이라 부를지, 폭주·독재라 부를지는 각자의 몫이다. 문제는 문 대통령 자신만이 '혁신' 을 할 수 있고 스스로 '혁신 대통령'이라 여기고 있다는 우려다.

지난 8일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서도 “지금 전 세계가 극우주의나 포퓰리즘의 부상 때문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는데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전 세계가 경탄하고 있다”고 했다. 우려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없다.

10일 동아일보는 "요즘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게 바로 문재인 정부가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으로 흘러간다는 우려인데, 대통령은 정반대로 현실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켰다고 자주 강조하지만 오히려 ‘4+1’을 통한 선거법과 공수처법 강행 등 의정 농단, 그리고 이번 검찰 인사에 이르기까지 집권세력의 행태야말로 심각하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심리에 대한 정치학자들의 해석은 둘로 갈렸다. 하나는 혁명을 수행하고 있다는 착각의 발로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두려움의 발로, 즉 이렇게라도 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의 발로라는 지적이다.

분명한 것은 문대통령은 이같은 일련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역사적 결단이라고 자평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오만한 정권은 반드시 국민의 분노와 저항에 부딪히게 돤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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