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심일보 대기자] "‘언론인 유시민’을 둘러싼 이 모든 풍경은 공론장의 신뢰, 나아가 민주주의 자체가 근간부터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시민씨는 새해 벽두부터 이틀 연속으로 티브이에 나와 세상 모든 문제 전문가 행세를 하며 사실 왜곡을 일삼았다. 그에게 과한 발언권을 주는 언론 역시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지난 9일 한겨레에 실린 박권일 시사평론가의 <탈-진실: 유시민씨의 경우> 제하의 칼럼에 마지막 대목이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이 틀릴 수도 있는 거지. 하지만 우린 유시민을 믿고 지지한다. 왜냐면 유시민은 틀릴 수는 있지만 절대 속이지는 않는다는 걸 우리는 아니까.”라는 글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유시민씨, 틀리기도 하지만 종종 속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유시민씨는 동양대 표창장이 '물리적으로' 위조됐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기 지지자들한테는 그 사실을 끝내 감추었죠. 다만 그는 속이는 것을 속이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나중에 쓰죠."라고 꼬집었다.

공교롭게 이날 한국일보 오피니언 난에 '20세기 논객'이라는 제하의  임예인 슬로우뉴스, ㅍㅍㅅㅅ 편집진의 글이 실렸다.

"유시민은 자신을 ‘뚜렷한 정치적 편향’을 가진 ‘어용 지식인’이라고 말한다. 솔직한 건 좋지만, 알릴레오를 시작하며 ‘혹세무민하는 보도를 정리하겠다’고 나섰던 이가 정치적 편향을 솔직히 드러내는 게 마냥 괜찮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하물며 유시민은 110만 구독자를 가진, 혼자서도 언론 수준 영향력을 가진 스피커 아닌가.

반면 진중권은 스스로를 공평무사한 ‘심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결국 문제를 선악의 구도에 가두는 건 똑같다. 친문의 권력 누수를 비판하느라, 거기 칼을 들이댄 검찰은 철저한 정의로 포장한다. 심판을 자임하던 그는 ‘문빠’를 지목해 공개토론을 제안하고, 자신의 제안을 받지 않으면 ‘찌질한’ 것이라 공격한다. 그에게 논쟁은 승자가 패자를 처형하는 콜로세움 위의 전투일 뿐이다."

이들은 오히려 더 선명한 선악 구도를 세우고, 악에 빠진 대중을 계몽하는 선지자 노릇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이날 노정태 철학 에세이스트는 조선일보 기고에서 "유시민, 김어준 등 소위 '친문 스피커'들이 조국 관련 사안에서 끌어들이는 논리가 갈수록 궤변으로 치닫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우리가 아는 한 그 어떤 진리 이론으로도 옹호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꾸 '기레기'가 어쩌고 '검찰 개혁의 불가피성'이 저쩌고 하는, 자신들의 정파적 이해관계 속에서 지지자들에게나 설득력을 가질 법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논리가 아닌 온라인 군중의 함성과 폭력을 동원해가며 말이다."라고 유시민을 힐난했다.

공교롭게 이날 뉴컷뉴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는 "JTBC 신년토론회에서 연초부터 언론이 유시민, 진중권. 진중권, 유시민. 서로 말싸움하던 게 보도되더니 한자리에 마주앉아서 토론하는 모습이 보여졌다"며 "서커스가 되버린 방송토론, 이제 물갈이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이날 출연한 강유정 강남대 교수, 오찬호 작가는 "상대편 설득보단 자기편 박수받기 위한 토론이었고, 자극적 표현으로 빈정댈수록 응원 받는 악순환, 정치적 대립 극단화 될수록 토론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말 잘하면 이기는 게 토론(?), 혐오가 정당화되기도 한다"며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8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 출연해 차기 대통령을 예측해 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진보 쪽에서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금의 상황에서 진실과 정의가 무엇인지 대중들은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박권일 시사평론가는 "‘탈-진실’(post-truth). 옥스퍼드 사전이 선정한 ‘2016년의 단어’다. “객관적 사실이 공중의 의견을 형성하는 데 개인적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보다 영향력을 덜 끼치는” 시대 상황을 가리킨다. 즉, 사실을 날조·왜곡해 선동하는 행위가 ‘대세’라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세계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인물이 있으니 바로 유시민씨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