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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배 기자]  26일 KBS 2020 총선 특별 기획 <정치합시다>는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데 대해 이른바 '진중권 현상'이 영향을 미쳤느냐를 두고 박형준과 유시민 두 패널의 분석을 다룬다. 이날 방송은 '민심포차-보수의 심장, TK를 가다'라는 제목으로 꾸며진다.

KBS 홈페이지는 25일 오전 '[정치합시다] 與 지지율 6%P 하락…박형준·유시민 '진중권 현상' 갑론을박'라는 제목의 방송 소개 게시물을 올렸다. 앞서 22일 유시민 이사장과 박형준 위원장이 대구를 찾아 방송 녹화를 한 바 있다.

이 게시물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데 대해 이른바 '진중권 현상'이 영향을 미쳤느냐를 두고 박형준과 유시민 두 패널의 분석이 엇갈렸다"고 했다.

중도 보수 진영의 통합을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박형준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당에게 굉장히 아플 것 같다. 기존 콘크리트 지지층에게는 별 영향을 안 주지만 같은 진영에 있던 사람이 진영의 문제나 위선을 드러내면서 나오면 중도층에게는 상당한 영향을 준다. 원래 보수 진영에 있던 사람이 정권을 비판하는 것도 양극화를 가져오지만 같은 진영에 있던 사람이 나오면서 비판하는 건 굉장히 아프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보수 정당이 무너진 것은 중도 보수가 이탈했기 때문인데 진중권 전 교수의 최근 행보도 중도 진보층 이탈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보수정당이 무너진 것은 고정 지지층 때문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스윙보터인 중도보수층이 이탈하면서 무너졌다.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나'하는 거였다. 진중권 사태도 마찬가지다. 진중권 교수가 계속 진보 진영의 인사로 분류돼 왔는데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을 지지하는데 왜 이렇게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진중권 한 명만은 아닐 것이다. 중도보수가 이탈하면서 보수 정권이 무너진 것처럼 중도 진보의 스윙보터들이 이탈하는 것을 간단하게 볼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진 전 교수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도 (진중권 전 교수를) 상대하지 않고 있고 별 영향도 없다. 혼자 얘기하게 내버려두면 된다. 정당에 대한 호감도/비호감도를 눈여겨보고 있다. 한국당이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응답이 압도적인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박성민 대표가 말한 것처럼 보수 쪽이 확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5일 오후 진중권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게시물 링크를 걸고, "유시민씨 말대로 저, 아무 영향력 없습니다. 한 개인이 자기 페이스북에서 혼자 떠든다고 설마 세상이 바뀌겠어요?"라고 유이사장의 말을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진중권이 민심의 이반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는 민심의 이반이 진중권을 불러낸 것뿐입니다. 저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라며 "즉, 진중권이 아무리 떠든다고 뭐가 달라지는 거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진중권 전 교수의 해당글 전문

유시민씨 말대로 저, 아무 영향력 없습니다. 한 개인이 자기 페이스북에서 혼자 떠든다고 설마 세상이 바뀌겠어요? 데카르트가 합리주의적 사유를 발명한 게 아니라, 합리주의적 사유가 데카르트의 철학을 낳은 거라고 하죠.

마찬가지로 진중권이 민심의 이반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는 민심의 이반이 진중권을 불러낸 것뿐입니다. 저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즉, 진중권이 아무리 떠든다고 뭐가 달라지는 거 아닙니다.

다만, 그가 저렇게 떠든다면 지각 아래로 보이지 않게 어떤 변동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감은 잡아야죠. 하여튼 유시민씨의 예측이나 진단은 내가 기억하는 한 한 번도 맞은 적이 없어요. 구라를 가지고도 사람을 설득해내는 능력, 그것도 재능이에요. 타고났어요.

아, 그리고 저 혼자 떠드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게 그쪽에서 상대 '안' 하기 때문이라고 하시면 곤란하죠. 그냥 상대 '못' 하는 거라고 솔직히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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