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1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벙커1교회에서 열린 평화나무 공명선거감시단 발대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 KBS가 시사교양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 시즌2 진행자로 기존 여성 진행자들 대신 배우 신현준 씨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에 출연했던 김용민 씨를 결정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방송인 박미선씨와 가수 양희은씨, 이지혜씨 등 여성 진행자 3명이 젠더 이슈와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호평을 받은 시즌1의 행보와 새로 발탁된 진행자들의 행적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날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는 ‘거리의 만찬 MC를 바꾸지 말아 달라’는 청원이 5500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과거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김 씨는 진행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거리의 만찬2' 측이 MC 김용민 발탁 논란 관련 입장을 밝혔다.

KBS 관계자는 6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아직 MC를 교체할 계획은 없다. 김용민씨는 12일 열리는 '거리의 만찬2' 간담회에 예정대로 참석할 예정"이라며 "(여성혐오 발언 등으로 구설이 있었지만) 워낙 방송 경력도 많고, 지금 KBS1 라디오 '김용민의 라이브' 진행도 하고 있지 않느냐. 제작진은 김용민씨가 시사평론가, 방송 진행자로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이미 '거리의 만찬2' 첫 회 촬영을 마쳤다. 시즌1과는 달리 시즌2는 스튜디오 밖으로 나온다. 현장에 직접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때문에 좀 더 시사적인 배경이 강한 분을 MC로 섭외하려고 했고, 김용민씨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KBS노동조합(1노조)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씨는 여성 혐오뿐 아니라 노인 혐오 발언 등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았고 현재 진행 중인 KBS 라디오 프로그램도 친정부 성향의 편파 방송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시청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김 씨의 출연을 강행하면 돌아오는 것은 KBS 신뢰와 경쟁력 하락뿐이다. 김용민 MC 발탁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리꾼들은 “여성 진행자라 끌어낼 수 있었던 이야기들인데 남성 진행자로 가냐”, “여성 진행자 셋이 직접 거리로 나서는 시사 토크쇼라는 정체성이 없으면 왜 굳이 거리의 만찬이라는 이름을 가져가야 하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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