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경북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하기 위해 입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15 총선 출마지 결단을 못내리면서 당내 비판이 거세다.

황 대표가 지난달 초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한 뒤 한 달이 넘도록 장고를 거듭하는 데다 '험지'가 아닌 지역까지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리더십 자체를 문제 삼는 분위기이다.

6일 한국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한 달 이상 좌고우면하며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황 대표 본인 역시 종로 출마에 부정적인 기색이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리 와라 하면 이리 가고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66·사진)은 5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가 한국당의 1호 전략공천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 직후 “(오늘) 회의에서 (황교안 대표) 불출마니, 종로 이외 다른 험지 이야기도 나왔는데 국민들이 볼 때는 정공법이 아니고 보수가 오히려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막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황 대표의 종로 출마가 상식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안이고, 보수 승리를 위한 정공법”이라고도 했다. 이 부위원장은 공관위 회의가 “황교안 일병 구하기 회의”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한 위원은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의 말은 '이순신'이었는데 지금 행동을 보니 '원균'보다 못하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실제 원균은 나가 싸우자고 했는데 아무 것도 모르고 싸우다가 박살 나서 죽기라도 했다"며 "그런데 황 대표는 나가서 싸우려고 하지도 않는다. 더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 불출마하더라도 단순 불출마가 아니라 정계은퇴 감"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4·15 총선에서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구 출마가 불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현직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로 보내고 전직 대표는 짚신 신겨 컷오프하고 사지로 보낸다면 그 공천이 정당한 공천인가"라며 "더이상 내 출마지를 두고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기피하고 될만한 양지를 찾는다고 한다. 공관위도 그의 의사를 존중해서 그렇게 결정 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서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도 "이번 총선은 내가 주도하는 선거가 아니고 황 대표가 주도하는 선거다. 나는 평당원일 뿐"이라며 "대표직 사퇴한 후 2년 동안 단 한번도 연락이 없었던 당 지도부의 언론을 통한 일방적인 무리한 요구를 내가 왜 받아들여야 하나"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홍 전 대표는 "300명 국회의원 중에서 서울 지역과 비례대표를 뺀 200여명의 현직 국회의원들이 모두 고향에서 출마한다. 그런데 왜 나만 시비를 걸고 있나"라며 "이제 그만 합시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공관위는 오는 7일 회의를 열고 황 대표 출마지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방침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통화에서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공관위 정당하게만 결론 내면 된다"며 "내일 황 대표의 출마지를 비롯해 여러 가지를 동시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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