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한 병원에 버려진 시체들/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김홍배 기자] "신종코로나 누적 사망 722명·확진 3만4천546명"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8일 0시 밝힌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사망자와 확진자 수다. 하지만 중국의 의료 시설과 체계상 현재 중국 당국에서 밝힌 이 수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한 진앙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 집계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보고된 숫자는 발병의 진정한 규모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전했다. 많은 의심 환자들을 바로 진단할 수 있는 바이러스 ‘테스트 키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는 테스트 결과 ‘양성’ 반응을 보인 ‘행운의 사람’ 만이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프랑스 공영방송 RFI의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Frederic Ojardias) 기자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SARS․중동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비교했을 때 사망률은 낮지만 확산력이 크다. 그래서 확실히 단정하긴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가 더 위험하다고 본다. 기자로서 중국이 발표한 자료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자세한 현황을 다 알지 못하다는 것이 (이번 사태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꽤 심각한 상태인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리원량 사망도 숨긴 중국 정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병 초기 국면에 ‘휘슬 블로어(내부고발자)’ 역할을 했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우한 폐렴 감염 투병 끝에 지난 7일 새벽 사망했다.

신경보와 중국신문사 등 중국 매체들은 현지시각으로 7일 일제히 우한시중심병원 의사 리원량이 전날 밤 병원에서 폐렴 증세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었다. CNN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르스(SCMP)등 외신도 중국 매체들을 인용해 일제히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우한시중심병원은 이날 새벽 웨이보를 통해 중환자실에 있는 리 박사가 긴급 소생 치료를 받는 중이라며 사망설을 부인했다.

이렇듯 중국 당국은 여전히 통제강화에만 몰두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온라인 통제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 위챗, 웨이보 등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인터넷 당국은 지방정부와 인터넷 플랫폼에 우호적인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우한 폐렴 등에 대한 유언비어 유포 혐의를 받는 네티즌들의 위챗 계정도 영구 삭제되고 있다고 전했다.

▲ 우한 화장터에 늘어선 바디백들/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우한 화장터, 매일 시신 100구씩 온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스타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우한 화장터 근무자의 말을 인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구 우한의 화장터에서 100구 이상의 숨진 시신이 처리되고 있다"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한 화장터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A씨는 숨진 시신을 화장하느라 1주일 내내 하루 24시간씩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28일 이후 매일 100구의 시신이 처리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우한의 한 병원과 10일 만에 벼락치기로 지어진 훠선산 병원, 그리고 기타 작은 병원 등에서 나온 시신을 수거하고 있는 일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반 시민들의 요청이 있으면 그 집을 찾아가 시신을 화장터로 옮기는 일도 한다고 했다.

데일리스타는 A씨의 발언을 두고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500여 명이라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4일에도 중국 정부가 사망자수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인권 운동가인 제니퍼 정은 자신의 트위터에 영상을 올리며 우한 내 의사들 간의 대화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서는 여성 의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중국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옮기지 못한 시신은 응급 병실에 그대로 방치됐다고 한다. 여의사는 “응급 병실이 이제 영안실이 됐다”면서 “시신이 더 빨리 부패돼 바이러스가 더 빨리 퍼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여의사는 중국 정부가 시신 처리도 못 할뿐더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우한 전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키트의 공급도 하루 2000개에 불과해 입원 환자 외에 방문 환자들은 진단조차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우한 지역 주민들이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믿지 않는다고 보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한폐렴으로 확진을 받은 환자가 숨져야 공식 사망자로 집계되는데, 병원에서 확진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진단 키트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한폐렴 지정병원 책임자는 중국 경제 주간지 '차이신'에 "이틀 동안 병원 내에 80명의 폐부 감염 환자가 있었지만, 입원이 허용된 것은 5명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75명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정병원 의사는 "600명의 중증 환자가 있었지만, 검사 재료인 핵산 검사지가 부족해 단 한 명의 확진 판정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환자들이 사망할 경우, 우한폐렴 사망자가 아닌 '보통 폐렴 사망자'나 '미 확진 사망자' 등으로 처리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사망자 수 축소 의혹과 언론통제를 강화하고 있는사이 신종 코로나 공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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