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안철수와 함께 만드는 신당 발기인대회 2부 행사로 열린 강연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에 참석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김홍배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신천지교회를 엮으려는 일부 정부, 여당 지지자들의 시도에 대해 "옛날에 나꼼수 김용민이 했던 선동의 재탕"이라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2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는 박근혜나 새누리와 아무 관계 없다. 현재의 미래통합당과는 더더욱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천지는 민족해방(NL·National Liberation) 운동권 중 일파가 도중에 정치적 목표를 잃은 채 그 문화와 그 멘탈리티 그대로 가지고 종교화한 것에 가깝다. 신천지교의 포교 방식이 옛날 비합법 운동권의 그것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며 "사이비 교단이 한때의 NL운동권과 합쳐 고도로 발달한 정치적 노하우로 무장한 덕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이 애를 먹는 것도 이들의 교단 운영이 정상적인 교회의 그것과 달리 비합법적인 정치 세력의 조직 운영 및 보위 방식을 그대로 빼닮았기 때문"이라며 "신도들이 신분을 안 밝히려 하는 것도 그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북한과 주체사상이 지금까지도 터부로 여겨지듯이, 한국 기독교에서 신천지는 이단으로 규정돼 있다"며 "그래서 정상적인 교회들과 달리 제 신분을 감춘 채 조용히 접근하여 대상자를 세뇌시키는 식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음은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의 페이스북 전문이다.

문빠들이 또 다시 '새누리=신천지'라는 선동에 들어간 모양인데, 옛날에 나꼼수 김용민이 했던 선동의 재탕입니다. 목사아들이 십계명을 어겨요. 성경에 이르기를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 하지 말찌니라." 했거늘. 이거, 하나님이 직접 돌판에 새겨주신 말씀입니다. 신천지는 박근혜나 새누리와 아무 관계 없습니다. 현재의 통합당과는 더더욱 그렇구요.

신천지는 NL운동권 중 일파가 도중에 정치적 목표를 잃은 채 그 문화와 그 멘탈리티 그대로 가지고 종교화한 것에 가깝습니다. 김일성의 자리에 대신 이만희를 올려놓았다고 할까. 신도들 모아놓고 카드섹션과 매스게임이나 하고. 이거 다 전체주의 문화죠. 또 아이들 데려다가 교주 앞에서 찬양율동을 시키던데, 그 모습이 북한에서 하는 것과 똑같더라구요.

신천지교의 포교방식이 옛날 비합법 운동권의 그것과 놀라울 정도로 닮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옛날 NL의 하부 대중조직의 저학년 멤버들은 자기들이 어디에 들어와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마음 좋은 선배 님들이 주사파라는 사실도 당연히 알 수가 없었죠. 그 사실을 알 때쯤이면 이미 포섭당한 상태였고. 지금 신천지교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랑 똑같죠?

 '추수꾼'을 들여보내 다른 교회를 장악하는 이른바 '산옮김'도 NL비합법 조직이 합법적인 대중조직을 접수하는 방식과 똑같습니다. 신천지가 침투하면 교회들이 줄줄이 넘어가거나 두쪽으로 쪼개지죠? 옛날 민주노동당도 NL에게 통째로 접수당해 원래 당을 만들었던 주역들이 쫓겨나 새로 '진보신당'을 만들어야 했었죠. 그 일이 교회에서 반복되는 거죠.

즉 사이비교단이 한때의 NL운동권과 합쳐 고도로 발달한 정치적 노하우로 무장한 덕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겁니다. 방역당국이 애를 먹는 것도 이들의 교단운영이 정상적인 교회의 그것과 달리 비합법 정치세력의 조직운영및 조직보위 방식을 그대로 빼닮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엔 이상하게 보여도 그들에게는 그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겁니다.

신도들이 신분을 안 밝히려 하는 것도 그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북한과 주체사상이 지금까지도 터부로 여겨지듯이, 한국기독교에서 신천지는 이단으로 규정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정상적인 교회들과 달리 제 신분을 감춘 채 조용히 접근하여 대상자를 세뇌시키는 식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죠. 정체가 드러나면 아예 포교도 못하게 되니까요.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