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 주식들이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으로 상승 행진을 이어가다가 2분기 실적 우려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주(6월9일~13일) 동안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총 13조2569억원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 16개사 가운데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물산(-1조1247억원), 삼성엔지니어링(3560억원), 삼성SDI(2277억원) 등 11개사의 시총이 감소했다.

반면 삼성생명(8000억원)과 삼성카드(1969억원), 삼성증권(1472억원) 등의 시총은 늘어났다. 삼성그룹주 전체로 따지면 약 14조4000억원의 시총이 증발한 셈이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및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 악화 등 잇단 지배구조 개편 관련 이슈를 바탕으로 치솟았던 주가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입원 소식이 전해진 5월12일부터 삼성에버랜드가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난 3일까지 주가가 12만원(8.9%)이나 뛰어올랐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발표 직후 일주일동안 3만4000원(2.3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종가는 137만4000원으로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설(說)이 불거졌을 당시(138만80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해당 기간 삼성전기(-7.08%), 삼성화재(-2.11%), 삼성엔지니어링(-1.57%) 등의 주가도 하락했다.

삼성그룹주들이 이처럼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은 2분기 실적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추청기관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내놓은 삼성그룹 계열사 13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초 대비 평균 20% 줄었다.

증권사들은 올해 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평균 10조1532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16일 기준으로는 9조원에도 못 미치는 8조9573억원으로 줄었다. 연초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가 11.78% 감소한 것이다.

최근 노무라증권이 '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8조7500억원에서 8조1200억원으로 축소하는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잇달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의 경우 삼성중공업은 2623억원에서 1923억원으로 26.71%, 호텔신라는 526억원에서 378억원으로 28.09% 각각 낮춰졌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주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약화되는 동시에 잇단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 및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시총 감소 및 주가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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