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선교 대표
[김민호 기자]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6일 비례대표 후보 4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을 살펴보면 1번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종편 방송에서 좀 극단적인 표현을 해오면서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고. 2번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은 보수적인 안보 정책을 강하게 주장을 해온 인물이다. 3번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씨는 화제성이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4번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 5번 김정현 법률사무소 공정 변호사, 6번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 7번 이영 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8번 우원재 유튜브채널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 9번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장, 10번 이용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 등이 상위권에 배치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아예 명단에 없었다.

이같은 명단 발표 이후 통합당은 발칵 뒤집혔다. 20여 명의 통합당 영입인사 중 40번 안에 5명만 올랐고, 이들마저도 안정권인 20번 이내에 들지 못한 것이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21번), 전주혜 전 부장판사(23번),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26번) 등 대부분 20번 밖으로 밀려났다.

"이런 배신은 태어나서 처음 당해 본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명단 공개 시점에 공천 내용을 알게 되자 이같이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한국당 한 대표와 사전 조율이 전혀 안됐다는 뜻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한선교 대표가 황 대표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며 “이런 명단인 줄 전혀 예상 못했다”고 했다.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의 영입 인사를 무시한 미래한국당의 공천 결과를 보며 매우 침통하다”며 “자가당착 공천으로 영입 인사들의 헌신이 정말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라도 한선교 대표와 최고위원회의 재심과 재논의를 통해 총선 승리를 위한 길을 모색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고위는 오늘(17일) 다시 열린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최고위에서 논의를 통해 공관위에 재심의를 하게 되면 공관위가 다시 투표하는 과정을 거친다. 3분의 2 이상 위원들이 그대로 가겠다고 올려보내면 더는 최고위에서 거부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선교 대표는 왜 이러한 결정을 했나?

최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10일 황 대표와 한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식당에서 처음 만나 비례대표 공천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가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과 탈북자 출신 북한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 대표 등 통합당 영입인재의 비례대표 우선순위 공천을 제안했지만 한 대표가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전날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2시간 만에 철회한 시점도 두 대표 회동 종료 직후였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비례대표 1번을 윤 전 관장으로 하려는 건 통합당 생각”이라며 “한 대표가 박 전 위원장을 ‘비토(반대)’한 건 맞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당은 11일 ‘2019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상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씨를 영입 발표하며 독자 행보를 공식화해 통합당을 당혹스럽게 했다.

한 대표는 황 대표의 성균관대 동문으로, 황 대표 체제의 첫 사무총장을 지낼 만큼 한때 대표적인 ‘황교안 라인’으로 통했다. 그런 한 대표가 통합당이 선정한 비례대표 명단을 그대로 공천할 거라는 당초 예상을 깨자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도 들린다.

당시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지난달 공병호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을 임명할 때부터 통합당과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며 “한 대표가 통합당 안을 배제하고 공천 명단을 짠다는 얘기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대표는 ‘독자 행보’의 근거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을 들고 있다. 이번 총선부터 비례대표 전략공천이 금지된 만큼 ‘민주적 절차’를 거쳐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명분이다. 당시 한 대표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통합당과 한국당은 다른 당”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비례대표 공천 기준에 맞춰서 공천하겠다”고 했다.

 ‘21대 국회에서 통합당과의 합당 없이 독자 정당화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애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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