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배우 전미선
[김승혜 기자]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의 개봉을 앞두고 故 전미선이 소환됐다.

17일 오전 김정권 감독은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한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전미선에 대해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 "영화 '바보'라는 영화를 할 때 차태현의 어머니 역할을 선배님이 해주셨다. 몇년 만에 개봉하는 영화지만, 기뻐하실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김소은 역시 전미선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엄마(극중 전미선)의 발을 닦아주는 장면인데, 선생님께서 그렇게 되시고 나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영화 보면서도 마음이 굉장히 슬펐다"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두 청춘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배우 고(故) 전미선의 유작 중 하나로 전미선은 극중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애초 중국 유명 OTT업체와 제작사 강철필름이 10년간 공동 진행해온 한중 합작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나, 사드 보복 여파로 한국 영화로 완성됐다.

김소은은 극중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외유내강 모태솔로 카페 알바 소정 역을 맡았고, 성훈이 외강내유 까칠한 '츤데레' 카페 마스터 승재 역을 맡았다.

전미선, 누구?

故 전미선은 방송과 영화,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중견 배우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명품 연기력을 선보였다.

1970년생으로 만 49세인 전미선은 지난 1986년 베스트극장 '산타클로스는 있는가'에서 아역을 거쳐 고3 때인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만남' '전원일기' 등에 출연했고,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우리 시대의 사랑', '젊은 남자',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한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과거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린 나이에 데뷔해 많은 상처를 받고, 연기에 한계도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패션디자인, 미술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성과가 좋지는 않았다. 당시 슬럼프에 빠져 연기를 아예 그만둘까 생각했던 전미선은 김대승 감독의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2000)를 만나면서 다시 연기에 눈을 떴다.

전미선은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왕건'과 '인어아가씨' 등을 거치면서 "나는 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연기자의 길로 방향을 확고히 잡은 전미선은 드라마 '황진이',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응답하라 1988', '육룡이 나르샤' 등과 영화 '마더', '수상한 이웃들', '숨바꼭질' 등에 출연하며 주·조연으로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미선은 2006년 12월 한 살 연상의 영화 촬영감독 박상훈 씨와 결혼했다. 전미선이 데뷔 15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연애'에서 배우와 촬영감독으로 만나 열애 2년 만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한편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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