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민호 기자] 경남도지사가 “이참에 9월 신학기제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한 말이 주말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국의 학교 개학이 3차례로 미뤄지자,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역발상’으로 제안한 것.

김 지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학교 개학이 계속 연기되는 바람에 학부모들이 걱정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우리처럼 3월 개학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밖에 없다”면서 “지난 정부에서 여러 차례 검토했으나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번번이 좌절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9월 신학기제를 도입하면) △긴 여름방학 기간 동안 새학년을 위한 충분한 준비시간도 가지고 △지금처럼 애매한 2월 봄방학 문제도 해결하고 △다른 선진국과 학기가 일치되니 교류하거나 유학을 준비하기도 당연히 좋아지게 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 지사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검토만 하고 책상 서랍 속에 들어가 있던 정책을 이번 기회에 본격 검토해 매년 단계적으로 조금씩 늦춰서 2-3년에 걸쳐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한 풀 꺾이는대로 교육당국이 전문가들과 함께 공론화를 거쳐 추진 여부를 정하면 좋겠다”면서 “세상 일은 늘 양면이 있기 마련이다. ‘위기’란 단어 자체가 위험과 기회가 합쳐져 있기도 하다”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앞서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9월 학기제' 검토를 거론한 바 있다.

22일 오전 11시 기준 청와대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에는 '코로나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9월 신학기제로 변경해 주십시오'라는 청원도 현재 7982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자는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2주 이상의 시간이 지나는 종식의 시간이 오지 않는다면 개학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편적이지 않은 3월 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아예 9월로 개학을 미뤄 이번 기회에 9월 신학기제로 변경할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경수 지사의 페북글 전문이다.

학교 개학이 계속 연기되는 바람에 학부모들께서 걱정이 많습니다. 특히 고3 수험생을 자녀로 둔 가정에서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역발상이 나오네요.

우리처럼 3월에 개학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밖에 없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여러 차례 검토했으나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번번이 좌절되었습니다.

만일 코로나19로 개학이 더 늦어진다면 이참에 9월 신학기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긴 여름방학 기간 동안 새학년을 위한 충분한 준비시간도 가지고 지금처럼 애매한 2월 봄방학 문제도 해결하고 다른 선진국과 학기가 일치되니 교류하거나 유학을 준비하기도 당연히 좋아지게 됩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검토만 하고 책상 서랍 속에 들어가 있던 정책을 이번 기회에 본격 검토해 매년 단계적으로 조금씩 늦춰서 2-3년에 걸쳐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한 풀 꺾이는대로 교육당국이 전문가들과 함께 공론화를 거쳐 추진 여부를 정하면 좋겠습니다. 세상 일은 늘 양면이 있기 마련입니다.

'위기'란 단어 자체가 위험과 기회가 합쳐져 있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위기를 대한민국이 그동안 풀어내지 못했던 구조적 문제를 풀어내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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