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순차적 글로벌 전략회의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직면한 삼성그룹이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잇달아 열고 대응에 나선다. 이건희 회장의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진데다 원화가치 상승과 국제유가 불안 등이 겹치면서 기존 계획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오는 25~27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그룹 계열사들이 순차적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먼저 삼성전자는 수원과 기흥 사업장에서 각각 세트부문과 부품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고 총 600여명의 해외지사장과 법인장, 임원 등이 모인 가운데 영업이익 분산방안, 하반기 출시제품 전략 점검, 해외시장 동향 및 투자 상황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기대되지만 미국 경제 상황에 따른 이머징 국가의 통화 환율 변동성 등 불확실한 요인도 상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기본적으로는 올 초 수립한 경영계획을 하반기에도 차질없이 이어나가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세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예상보다 빨라진 환율 하락속도는 당장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대책수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제조업을 영위하는 주요 대기업 12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의 원·달러 손익분기 환율이 1052.3원으로 현재 주요 제조기업들이 채산성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22.4원으로, 전년도 평균 환율 1095.0원 보다 72원 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 기준 환율은 1077.9원으로, 최근의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경영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도 "올해 사업계획서 수립 기준이 1150원이었기 때문에 그 밑으로 떨어지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현지 통화 결제 비율을 늘리고 24시간 환율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의 대비책은 마련해놨지만 일부 전략 수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부정적 환율 영향으로 약 7000억원 규모의 환차손을 맛본바 있다.

투자규모는 올 초 밝힌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까지 총 5조4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으며, 하반기에 속도를 높여 당초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23조8000억원)와 유사한 수준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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