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인도 뉴델리 모습/로이터 캡쳐
[김홍배 기자]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봉쇄령을 선포했는데, 이 확산 방지책이 도리어 확산의 도화선이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봉쇄령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수십만 명이 고향에 가려고 한꺼번에 버스터미널로 몰리면서, 집단 감염 우려가 불거졌다는 것.

결국 인도 전역에 3주간의 봉쇄령을 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빗발치는 반발 여론에 고개를 숙였다.

▲ CNN 캡쳐
CNN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봉쇄령 닷새째인 29일(현지시간) 라디오 연설에서 "비필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생긴 고충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 당신의 삶,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가혹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사과한다"며 "당신들 중 몇몇은 나에게 화를 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강경한 조치가 필요했다"며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확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 강조했지만 수십만 인도 노동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인도의 일선 의료진의 지적이 나왔다.

현재는 환자 급증 전 일시적으로 잠잠한 상태일 뿐, 인도의 높은 인구밀도와 세계 최악의 의료시설 때문에 이란이나 이탈리아와는 비교가 안되는 나쁜 상황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최 일선의 의사들 십여 명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걱정을 전했다. 세계적인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0일 현재 인도는 확진자 1024명, 사망자 27명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퍼졌으며 실제 수치는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말한다. 코친시의 감염병학 전문가인 애넙 워리어는 자신의 병원에서 14명이 검사받고 모두 음성으로 나왔지만 지금은 '막간의 시간'일 뿐이라며 곧 확진자가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근 미국 미시간 대학은 인도에서 5월 중순까지 91만50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리라는 암울한 시나리오를 내놨다. 한 인도 의사는 인도 인구 10%인 1억3000만 명이 걸릴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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