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3일 충북 청주 성안길에서 청주권 출마 후보인 최현호·윤갑근·정우택·김수민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선거유세 중 연 이어 미래통합당을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부르는 말실수를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오전 통합당 서울 중랑갑·을 후보 지원 유세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자들을 많이 국회에 보내주시면, 문재인정부가 시행하는 모든 실정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강조해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실수’는 거기까지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미래’란 말이 들어있는 곳(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에 찍으면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13일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후보 지원유세에서 “오는 15일 우리의 생존을 위해 이 정부의 잘못을 엄격하게 다스리는 심판을 내려달라”며 “비례·지역 할 것 없이 두 번째 칸을 찍어서 통합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해 이 정부의 잘못을 말끔히 시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입만 열면 ‘사람이 먼저’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에게 먼저인 사람은 조국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제천단양 후보 지원 유세를 시작으로 충주, 청주, 대전, 세종을 돌며 충청도 민심에 정권심판론을 설파하고 경기 안성에서 선거 유세 일정을 마무리한다.

아무도 예상 못했던 강행군을 이어가면서 전국 격전지와 험지 지원유세장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당초 김종인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될 당시만 해도 고령에다가 선거일도 얼마 남지 않았고 코로나로 제대로 된 선거활동도 하기 어려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통합당은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는 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자마자 '비상경제'를 화두로 던지며 '정부 예산 20% 조정 후 코로나 19 대응 예산 100 조원 마련'을 제시해 정부·여당에 늘 뒷북만 치던 통합당이 모처럼 이슈를 리드했다는 평가다.

'막말 진화' 역시 마찬가지다. 황교안 대표가 텔레그램 N 번방 사건 관련 '호기심' 발언과 비례투표용지 관련 '신체비하' 논란에 휩싸이자, 김 위원장은 곧바로 황 대표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황 대표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또 김대호 서울 관악갑 통합당 후보가 잇따른 실언으로 구설에 오르자 개인의 발언이라며 선을 그으면서 곧바로 제명했다.

우왕좌왕 정책을 바로 잡아주고 잇단 막말·실언 진화에도 그가 있어 가능했다.

당 내에서는 김 위원장마저 없었으면 통합당 주요 인사들의 오락가락하는 발언과 막말·실언 등으로 당의 선거 전략이 심각하게 위기를 맞을 수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대패를 하지 않을 경우 차기 당권은 김 위원장이 쥐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과연 그가 4.15 총선에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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