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미래통합당 태영호 국회의원 당선인은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하자 "김정은이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지경일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 것은 결과적으로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오류를 인정했다.

반면 '김 위원장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발언했던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비례대표 12번)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설’을 제기했던 탈북민 출신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김 위원장은 “속단하지 말고 지켜보자”고 말했다.

지 당선인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내가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에 따라 말씀드렸던 것”이라며 “이것 말고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 같다. 좀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태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오늘 김정은이 북한 매체에 깜짝 등장함으로써 그동안 나돌던 '건강 이상설'은 일단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태 당선인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라는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추가 의문을 제기했다.

태 당선인은 "그러나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며 "이런 궁금증은 오늘 북한이 공개한 사진 중 김정은 뒤에 등장한 차량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았다"고 했다.

태 당선인은 자신이 '잘못된 분석'을 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김일성·김정일 사망 당시 제가 겪은 사례들에 근거해 현 상황을 분석했다"며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은 외무성 등 북한 최고위급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최고 기밀 사항이라 외부에서 정확한 상황을 진단하는데 한계가 크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 건강 상태를 놓고 갖가지 관측과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장기간 침묵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며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추측성 기사가 제기될 때를 대비해 북한 해외공관에 내려진 대응 매뉴얼에 비춰봐도 이번 북한 반응은 특이하다"고 했다.

그는 "나아가 김정은이 지난달 15일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마저 하지 않고, 이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북한 주민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체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황까지 가는 것을 보며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지경일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태 당선인은 "이번 일을 통해 북한에 대한 연구와 분석에 더욱 힘을 쏟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앞으로도 김정은 신변 이상을 비롯한 북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오가고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재개와 관련해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한 청와대와 정부 입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북한의 동정 보도는 예정된 일이었다”면서 “정부가 거짓말 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국내 언론이 외신에 한 줄 나온 것을 대서특필한 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CNN은 건강이상설을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고, 보수매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국내 언론이 그걸 받아서 확산시켜 왔다.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은 거기에 편승해서 주장했던 것”이라며 “지 당선인은 국민들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고 얘기한 것 같다. 앞으로 국민들은 (정부와 지 당선인 가운데) 어느 쪽 말을 믿을지 확실히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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