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석 원장
인체의 신비 중 하나가 잠을 자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과학적으로 잠자는 이유를 다 밝혀내지 못했지만 잠이 건강에 꼭 필요한 건 사실이다. 
  
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잠을 자는 동안 면역세포가 온몸을 돌아다니며 하루 종일 활동하면서 다치고 고장 난 세포들을 치유하고 염증, 세균 활동, 암을 억제해 준다. 특히 새벽 2~3시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가장 적제 나오는데 이때 면역세포는 최대한의 실력을 발휘한다. 즉 이 시간대에 충분히 잠을 자야 몸이 치유되고 회복된다.

두 번째는 잠을 잘 때 뇌가 하루 종일 겪었던 온갖 일들을 정리해서 중요한 건 저장하고 필요 없는 건 삭제한다. 시험을 잘 보려면 열심히 공부하고 자야 그 내용이 머릿속에 저장되지 밤새워 공부해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다.

세 번째는 잠을 잘 때 뇌가 스스로 청소를 한다. 잠을 잘 때 뇌세포의 60%나 줄어들면서 독성 물질이나 노폐물이 뇌 속의 림프 시스템을 통해 빠져나간다. 한 예로 독성 물질 중 하나인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 물질이 쌓이면 결구 치매에 걸린다.

이런 물질들은 다시 간으로 옮겨져 해독 과정을 거치게 된다. 즉 밤에 잘 못 자고 새벽에 술까지 마시면 뇌와 간이 다 망가진다. 머리에 든 게 없는 사람보다 더 나쁜 것이 머리에 쓰레기가 꽉 찬 사람이다. 잠을 잘 자야 청결 뇌인(腦人)이 된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베개다. 개인차가 있지만 하루 평균 6 ~ 8시간 잔다고 치면 인생의 거의 3분의 1을 자는 셈이다. 즉 인생의 3분의 1을 매트리스, 베개와 함께 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좋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베개가 있는데, 똑바로 누웠을 때 목의 뒷부분을 잘 받쳐주고 옆으로 누웠을 땐 어깨와 옆머리를 받쳐주는 제품이 좋다. 베개도 과학이다.

불면증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일반적으로 잠을 못 자는 경우로 세로토닌 부족이다. 멜라토닌의 재료인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멜라토닌이 안 만들어지고 멜라토닌이 부족하면 불면증에 걸린다. 단백질을 충분히 먹지 않거나 가공육을 많이 먹으면 세로토닌이 부족해지지 쉽다.

두 번째로 처음부터 잠이 안 들면 노르아드레날린이나 티라민이 높기 때문이다. 즉 정신적인 스트레스, 육체적인 고통, 소화불량, 외부 소음, 카페인 등이 노르아드레날린 호르몬을 높인다. 만약 처음에 잠들었다가 몇 시간 뒤 깨어 다시 못 자는 경우는 혈당이 떨어져서 아드레날린, 글루카곤,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뇌를 자극하지 때문이다.

세 번째로 악몽에 시달리며 못 자는 경우는 도파민이나 티라민이 높기 때문이다. 티라민이 체내에 과다하게 쌓이면 교감신경을 흥분시킬 수 있다. 티라민이 많은 대표적인 음식이 오래된 육류, 치즈나 술, 간장 등의 발효식품이다. 또 혈당이 너무 떨어져도 잠에서 깰 수 있다.

네 번째는 특정 시간마다 깨는 경우다. 특히 새벽 1~3시 사이에 깨는 경우는 간 기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방의 온도를 섭씨 15~20도 정도에 맞추고 주변에서 빛이나 전자파를 모두 차단하고 야식을 피하고 11시쯤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취침 전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된다.

불면증에는 트립토판, 트립토판의 전 단계 물질인 5-HTP, 패션플라워, 발레리안, 홉, 칼슘, 마그네슘, 가바(GABA), 이노시톨, 라벤더 오일 등이 좋다. 환자가 자가진단을 하고 멜라토닌을 섭취하기도 하는데 몸에서 멜라토닌이 부족한 경우에만 효과가 있다.

에모리 대학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수전은 최근에 불면증과 살이 찌는 문제가 생겼다. 2주마다 낮 근무와 밤 근무가 교대로 바뀌면서 불면증이 심해져 수면제를 먹기 시작했고, 살을 빼기 위해 하루 거의 한 끼만 먹고 있었다. 상당을 통해 일단 음식 섭취량을 늘리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밤 근무를 할 때는 생체리듬을 방해할 수 있는 커피를 끊게 했다.

밤 근무 때문에 낮에 자야 할 때는 환경을 최대한 밤처럼 만들기 위해 모든 소음을 막고 두꺼운 커튼으로 빛을 차단하도록 했다. 또 밤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후에 음식을 많이 먹고 자지 않도록 일 중간에 견과류로 간식을 먹도록 했다. 한 달 이상 실천한 결과, 체중이 줄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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