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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10대가 사용하는 '한일 믹스언어'를 아십니까?
심일보 기자  |  jaky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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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3  0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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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가생이닷컴]
[심일보 대기자] 최근 일본의 한 신문에 ‘한국, 일본의 10대가 사용하는 '한일 믹스언어'를 아십니까?’라는 제하의 칼럼이 실렸다. 지난 22일 해외 네티즌 반응 커뮤니티 가생이닷컴에서 상기 내용을 번역했고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실렸다.

매체는 “일본의 경우 세대별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다르다. 나이가 어릴수록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고 고령층으로 갈수록 낮아진다”며 “그중 한국에 대해 가장 호감도가 높은 10대들 사이에 쓰이는 한국어 혼용에 대한 기사”라고 칼럼을 소개했다.

다음은 해당 칼럼 전문이다.

■'チンチャそれな'(친챠소레나)의 충격

2020년 1월 20일, 니혼테레비 정보 엔터테이먼트 방송 'ZIP!'에서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10대가 예상하는 올해의 유행어 대상' 이라는 코너에서 'チンチャそれな'라는 낮선 단어가 후보에 오른 것이다.

'チンチャそれな'는 한국어로 '진짜'라는 의미의 'チンチャ(친챠)


'와 2010년 이후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를 나타내는 의미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それな(소레나)'가 합처진 말로, 원래는 코미디언 스쿨존의 하시모토 료 씨가 2019년 후반에 SNS에 올린 글에서 비롯되었다.

(역자 주: https://twitter.com/schoolzonehsm/status/1193472106408710145 )

하시모토 씨는 그 밖에도 '한국을 좋아하는 여자들의 공감' 시리즈의 소재를 다수 발표했고, 그것이 중고생을 중심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그 인기가 이번 노미네이트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또, 2019년 6월 25일에는 오사카에 본사를 둔 아사히 방송 TV의 「오하요우 콜 ABC」에서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인 미야와키 사쿠라씨의 입버릇인 「やばいンデ(야바인데)」가 소개되었다. 이미 젊은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위험하다’와 ‘~인데’라는 뜻의 한국어 ‘ㄴ데’의 합성어다.

이렇게 일본어와 한국어의 융합으로 생겨난 새로운 언어를 나는 일종의 애정을 담아 '한일 피진'이라고 부른고 있다.

■'피진'과 '크리올' 이란?

'피진'이란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믹스 언어를 말한다. '피진'에서는 쌍방 간의 어휘 차용이 성행한다.

더욱이 단수와 복수의 구별, 변칙적인 격변화, 세분화된 시제 등 복잡한 문법사항은 간략화되고 발음도 단순화되는 경향이 있다.

열강들이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던 시대(주로 19~20세기)에는, 지배하는 측의 종주국의 언어와 지배받는 측의 현지 주민의 언어가 섞여, 온 세상에서 많은 피진이 탄생했다.

일본어와 다른 언어와의 피진의 예도 있다.

개항기 요코하마에서 무역상을 중심으로 사용된 ‘요코하마 피진 일본어’나 만주국에서 사용된 일본어 변종인 ‘협화어’ 등이 그렇다.

피진이 다음 세대에까지 계승되어 그것을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클리올'이라고 불리게 된다.

우리가 일본어라고 인식하고 있는 언어도,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옛날에는 대륙에서 많은 한어를, 또 근대에 와서는 구미로부터 많은 외래어를 도입해 그것을 일본어 속에 소화시켜 왔다. 그런 의미에서는 일본어 자체가 거대한 크리올 언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것이 이번에는 일본어와 한국어 사이에서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

물론 일본어 전체로 보면 아직 미미한 샘플수이긴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분명히 다른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확실하며, 일본어와 한국어의 관계사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20년의 격변

이런 현상으로 알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일본에서의 '한국어의 대중화'이다.

원래 언어는 화자와 청중의 쌍방간에 있어서 어휘나 문법지식의 상호이해가 이루어져야 언어로서 기능한다.

즉, 'チンチャそれな'와 'やばいンデ'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한국어 '진짜'나 '~인데'를 이해하는 집단이 일정 수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20세기 이전, 일본의 보통사람이 한국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식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김치', '국밥' 등 음식에 대한 빈약한 어휘가 고작이어서 한국어가 어떤 울림을 가진 언어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1990년대 후반 한국에서 일본으로 유학 온 내 파트너는 ‘한국에서 왔다’라고 하면 ‘니하오’라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어를 배운 적 없어도 '안녕하세요', '사랑해요', '괜찮아요', '맛있어요' 등은 누구나 알고 있는 문구지만, 20년 이전 한국어는 일본인에게 있어서 전혀 친숙하지 않은, 그리고 적잖이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의 언어였다.

이런 상황은 2000년대 초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시작된 한류 열풍에 따라 급변한다.

한반도 말이라면 북한의 소름 끼치는 뉴스 음성 정도밖에 들어보지 못했던 일본인들이 드라마, 영화, 아이돌 인터뷰 등을 통해 '보통 한국인이 말하는 보통 한국어'를 일상적으로 접하게 됐다.

그리고 한류는 20년 가까운 세월을 거쳐 '붐'이라는 틀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일본 사회 속에 정착한 느낌이다.

현재 내가 대학에서 접하는 사람들은, 겨울연가가 인기였던 시절에는 2~3세에 불과했던 학생들이다.

BTS나 트와이스에 빠져있는 현재의 중고생은 그 무렵에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

이들은 주변에 한국어 콘텐츠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류 원어민’인 것이다.

게다가 한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길거리에서 한국어를 듣는 일도 많아졌다.

역이나 관광지 안내표시에 알파벳이나 한자에 더해 한글이 표기된 것도 거의 일상적인 광경이다.

한국어는 일본인들에게 더 이상 수수께끼 언어가 아니라 친근한 언어가 된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의 수는 크게 늘고 있다.

전국의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2019년도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 학습서 매출 순위를 보면, 한국어가 당당히 1위고, 그것도 2위 중국어의 배 이상 팔린다고 하니 놀랍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 한국어 열기가 대단해 2019년에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차지했다.

10년 전에는 1%가 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믿을 수 없는 현상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한국어 전공 희망 학생 수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 사실 예전부터 일본에 있던 한일 피진

이러한 배경 아래 'チンチャそれな'와 'やばいンデ'가 생겨났고 받아들여졌다.

아직까지는 K-POP을 좋아하거나 한국을 좋아하는 층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에 불과하지만, 향후 또 하나의 한일 피진이 생겨나 널리 시민권을 획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내가 주목하는 것은 'やばいンデ'의 등장이다.

이것은 '기쁘다', '춥다' 등, 일본어의 모든 형용사에 응용 가능하며, 단순한 어휘 차용의 범주를 넘어 문법화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더욱이 일본어와 한국어는 문법적으로 가까워 이런 문법화된 피진현상은 오래된 일이다.

재일교포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이른바 ‘재일어’에서는 ‘국물에 밥 등을 넣는다’는 뜻의 ‘말다’의 활용형인 ‘말아(マラ)’를 사용한 "ご飯マラして(밥+マラ+~해서) 食べなさい (드세요)"라는 구문이 쓰이고, 주한 일본인 커뮤니티에서는 "後で行くから(나중에 갈테니)チャリ(한국어 '자리' 음차)、チャバ('잡아' 음차)っといて(라고 전해줘)", "何か(뭐라도)ペダル('배달' 음차)シキョ('시켜' 음차)る?" 처럼 독특한 문법을 가진 한일 피진이 사용되고 있지만 모두 닫힌 커뮤니티에서만 통용되는 사회적 방언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やばいンデ'는 평소에 한국어를 접할 필요가 없는 환경에 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새롭다.

■한국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한일 피진이 탄생한 것은 일본뿐만이 아니다.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일본어와 한국어가 융합된 언어가 다수 사용되어 ‘한본어’라고 불린다.

원래 한국은 한일 피진에 관해서는 일본보다 훨씬 선배다. 일제강점기 일본어는 ‘국어’로 사용되어,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습득이 필수적이였다.

또한 많은 신문물들이 일본을 경유하여 조선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다마네기(양파)', '테나오시(수정,바로잡다)', '칸조(감정)', '구르마(리어카)', '다꽝(단무지)', '시마이(끝)' 등 많은 일본어 어휘가 한국어 속으로 들어갔다.

이런 것들은 해방 후에도 비속어로 한국인의 일상대화 속에 널리 자리 잡았으나 ‘일제 잔재’의 상징으로 간주되어 ‘국어 순화 운동’의 대상으로 점차 다른 한국어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한본어는 기존의 ‘일제 잔재’ 한일 피진과는 근본적으로 그 뿌리를 달리한다.

그것은 외압에 의해 야기된 것이 아니라 한국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일 피진어가 한류에서 비롯된 것처럼 한본어도 일본 대중문화의 영향 없이는 말할 수 없다.

해방 후 한국에서 일본의 문화, 특히 유행가요나 영화 등의 대중문화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오랫동안 금지되어 왔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한 1998년 이후에는 차츰 개방된다.

이는 한국이 근대화에 성공하면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배경이다.

그 결과, 일본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대중문화가 한국에 유입되면서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 착실히 스며들었다.

또한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빨리 인터넷 선진국으로 고속인터넷 보급에 성공한 한국 젊은이들은 합법 불법 여부를 막론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일본 대중문화를 탐욕스럽게 소비했다.

그 결과 많은 젊은이가 ‘생생한 일본어’를 접했고, 그 중 몇몇은 한본어로 한국어에 흡수되었다.

대표적인 한본어를 몇 개 소개하려고 한다.

패션 센스가 좋다는 것을 나타내는 '간지'는 일본어의 '좋은 느낌'에서 유래된 한본어다.

‘닝겐’은 정확히 ‘인간’이다.

참고로 한국말로 ‘인간(人間)’은 ‘인간(インガン)’이라고 발음 하지만 일본어의 '인간'과는 뉘앙스가 조금 달라 ‘그놈들', '저놈’이라는 느낌으로 누군가를 비하하는 장면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 점은 한본어 닝겐도 마찬가지다.

단어가 가진 뉘앙스는 한국어 그대로인 채, 소리만 일본어에서 차용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기모찌이', '야메떼' 등 성산업 유래의 어휘 유입도 많다.

많은 한본어 중에 내가 개인적으로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한본어는 '초멘나사이'다.

이것은 주로 트위터와 같은 SNS 공간에서 사용되는 말로 '처음'이라는 뜻의 '초', '멘션,댓글'라는 뜻의 '멘'과 일본어 '미안해요(고멘나사이)'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한 번도 관련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글을 남길때의 인사로 사용되고 있어, 일본에서 트위터에서 자주 쓰는 'FF 外から 失礼します(Follow+Followers+아니지만+실례합니다.)'에 해당한다.

이런 고도의 말장난이 가능한 것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고멘나사이'라는 일본어 어휘와 그 의미가 넓고 정확하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어 사용하고 있다.

'チンチャそれな'나 '초멘나사이'나 이러한 한일 피진 혹은 한본어의 중요한 점은, 이런것들이 각 나라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말장난'의 일환으로서 생겨났다는 것에 있다.

언어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피진 언어는 대부분의 경우(대부분 약자에 있어서의) 살기 위한 도구로 태어났다.

그리고 거기에는 왕왕 지배나 억압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

그러나 'チンチャそれな'나 '초멘나사이' 출현 배경에는 그런 어두운 면이 조금도 없다.

거기에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웃나라의 문화를 '재미있어서', '멋있어서'라고 순수하게 밝게 받아 들이는 순수하고 긍정적인 자세다.

물론 한일 간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난제가 산적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양국 국민 사이에는 부정적인 것도 포함해 서로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있다.

이런 한일 피진과 한본어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양국에는 분명 적지 않게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 말들이 실제로 생겨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일 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상대 국가의 언어를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나 친밀감이 생겨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 사람의 언어교사로서 자신의 강의에서 이 언어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지 여부와는 별개로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이 생겨난 것은 양국 젊은이들의 미래에 모종의 희망이라고 느끼고, 앞으로 어떤 말들이 한일 양국의 울타리를 넘어 만들어질지 기대하면서 솔직하게 '진짜 いいね(이-네! ; 좋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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