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사상 초유로 벌어진 검사 간에 육박전에 이어 설전으로 서초동이 시끄럽다. 급기야 장소를 여의도로 옮겨 2차전을 치르는 모양새다.

“그 분(이성윤)이 검사인가요. 저는 검사라는 생각 안하고 있습니다. 검사라는 호칭으로 불린다고 다 검사는 아닙니다.”

검찰 인사에서 좌천성 발령을 받고 사직서를 낸 문찬석 광주지검장(24기)이 추미애 법무장관을 비판한데 이어 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성윤(58·23기)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이같이 돌직구를 던졌다.

문 지검장은 지난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인사에서 비교적 한직으로 꼽히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났다. 그는 이에 대해 “보복 인사”라며 “예상은 했지만 문제제기를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날 문 지검장은 이성윤 지검장의 유임에 대해 "(다른 사람은) 안 시키죠. 무섭거든. (이 지검장 아닌)저같은 사람은 해야 할 일을 안하면서 그런 짓은 안한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정권 관련 수사들이 걸려 있어서 그렇다는 건가.'란 질문에 "그렇다. 한 예로 제가 서울남부지검에서 차장검사를 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 처남의 대한항공 취업 청탁 의혹 사건 수사를 맡았다. 박근혜 정권이었고, 우병우 민정수석 시절이다. 수사를 해 보니 증거가 없고 기소할 수가 없는 사건이어서 무혐의 처분을 했다. 그런데 만일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수사를 했더라면 (압력을 느껴) 기소하고 재판으로 넘겼을 지도 모른다. 저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일 기소했다면 사법부에서 무죄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검사내전'의 필자이기도한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검찰 인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의도의 저승사자라고 했던 검사 문찬석은 가고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심기 경호가 유일한 경력인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권력의 횡포에도 굴하지 않는 검사들이 더 많다"며 "늑대는 사료를 먹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조국백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을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변인이냐"며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웅 의원님은 윤석열 총장의 대변인인가요? 막말에 대한 사과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김 의원이 검사 시절 윤 총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윤 총장의 측근들이 승진하지 못하면 윤 총장 뜻이 반영되지 않은 인사면 잘못된 것이고 검찰이 '애완용 검사가 득세하는 세상'이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1년 전에 윤 총장의 측근들이 (검찰) 요직을 완전히 독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그럼 이번에는 좀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출신인 김 의원을 향해 "국민과 함께 일했던 동료 검사들을 생각해서라도 사과 부탁드린다"며 "차라리 비판할 것이 있으면 추 장관이나 청와대와 여당을 상대로 공격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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