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패스트푸드 체인 롯데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이나 무더기로 발생했다. 하지만 업체 측이 이를 고객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점포 일시 폐쇄해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 광진구에서 직원 20명이 회의에 참석했다가 이 가운데 10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은 회의를 마친 뒤 오후 5시29분부터 7시까지 능동로의 한 족발집에서 식사했다.

식사 후 이들은 '치킨뱅이 능동점'으로 이동해 오후 7시6분부터 9시4분까지 머물렀다. 치킨뱅이 능동점에서는 인원이 추가돼 19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가운데 경기 고양시 거주자 1명이 지난 11일 처음 확진됐다. 이후 모임 참석자들이 추가 감염되면서 관련 확진자는 10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서울 확진자는 7명으로 파악됐다. 특히 모임에 다수의 인원이 참여한 만큼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정례 회의는 아니었고, 영업활동 과정에서 각 매장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잘된 점 등을 공유하는 자리였다"며 "회의가 늦게 끝나 참가자들이 저녁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롯데GRS 측은 전날인 11일 종각역점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것을 통보받고 하루 동안 이 매장을 폐쇄하고 방역을 했다. 이 지점은 다음 날인 12일 다시 문을 열었다.

또 확진자 발생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혜화점, 면목중앙점, 군자점, 소공2호점, 서울역사점, 숙대입구역점, 건대점 등 7곳을 11일 오후 7시께부터 문을 닫고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GRS는 롯데리아 홈페이지나 SNS 그 어느 공간에도 고객에게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점을 알리지 않았다. 전날 문을 닫았다 다시 연 종각역점도 여느 날처럼 평범하게 영업을 할 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은 전혀 고지가 없었다.

이를 두고 롯데GRS가 최소한 전날부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를 인지했음에도 제대로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영업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GRS 관계자는 "종각역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 후 영업이 가능하다고 해 다시 문을 연 것"이라며 "전날 1명이 확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종각역 외 나머지 7곳도 선제적으로 문을 닫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역학조사를 통해 당시 모임에 참석한 인원, 접촉자, 의심증상자 등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6일 오후 5시부터 7일 새벽 2시까지 광진구 '치킨뱅이 능동점' 방문자는 유증상시 서울시 관내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진구도 같은 시간 '치킨뱅이 능동점' 방문자는 유증상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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