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석 원장
집집마다 영양제 몇 가지씩은 다 있는데도 아픈 사람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어디어디에 특효라고 홈쇼핑 채널에 소개되어 큰맘 먹고 구매하지만 며칠 먹고 그만인 경우가 많다. 고가 영양제 찾기 전에 기본부터 지켜야 한다. 영양제는 보조 식품이므로 먼저 주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영양제로 채워야 한다. 물론 특정 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먹어야 하는 영양제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가끔 미국 식품의약국은 제품의 효능을 인정하는 기관이 아니라 판매 허가를 내주는 곳이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만 잘 먹으면 영양제는 먹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맞는 얘기다. 단, 전제 조건이 있다. 모든 음식은 유기농이어야 하고 공해, 독성 물질, 전자파,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에서 사는 사람은 안 먹어도 된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 그러니까 영양제 섭취는 필수라는 얘기다.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우선 생체 이용률을 고려해야 한다. 생체 이용률은 영양제나 음식을 섭취했을 때 함유된 성분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몸에 흡수되어 이용되는지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화학 물질을 이용해 인공, 합성적으로 대량생산된 제품보다 인공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자연식품(채소, 과일, 약초 등)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생산된 제품들의 생체 이용률이 뛰어나다.

물론 자연식품으로 만들어진 영양제들은 가격이 약간 비싸지만 건강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 그러나 자연 성분 영양제라도 제조 회사에 따라 약의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영양제 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다 보니 엉터리 회사들도 나오게 마련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시판되는 영양제들의 3분의 1은 성분 함량 미달이거나 효능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영양제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제약 회사 수준의 회사 제품을 선택해야 된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레벨을 확인할 수 있는데, GMP 또는 USP가 표기되어 있으면 믿을 만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체 이용률이 높은 영양제를 섭취했다 하더라도 섭취한 것을 몸에서 얼마나 잘 흡수할 수 있느냐다. 즉 장의 소화, 흡수 기능이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돈 낭비에 비싼 거름만 생산할 뿐이다.

그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약 성분 이외에 첨가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분, 설탕, 인공색소, 향료, 방부제나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우유, 콩, 밀, 글루텐 성분 등이 함유된 제품은 피해야 한다. 또한 정제를 부드럽게 하고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가소제가 함유된 제품도 좋지 않다.

최근 약의 생산 과정에서 용이한 수송을 위해 윤활제를 사용하면 약효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아직까지는 윤활제 성분 자체도 자연 추출물이라 해를 끼치지 않으며 함유량이 극히 미미해서 약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제는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는데 정제와 캡슐이 대표적이다. 정제는 추출물을 가루로 만들어 압축, 성형한 것이고, 캡슐은 추출물을 가루로 만들어 젤라틴 성분의 캡슐에 넣은 것이다.

젤라틴은 환자가 약을 쉽게 삼킬 수 있도록 사용되는데 흔히 동물성 원료로 만들어지고 체내에서 박테리아가 자리 잡는 것을 도와준다. 그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공정 과정에서 인공적으로 방부제를 넣기도 하고 아예 식물성 원료로 만들기도 하는데 공정비가 비싸다.

또한 캡슐은 정제보다 단면적이 넓어서 같은 양을 섭취하려면 정제보다 더 많은 양을 복용해야 된다. 따라서 영양제를 한 번에 많이 복용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은 정제 타입이 좋다.
  기본적으로 품질이 좋은 종합 영양제를 먹고 비타민D(5000IU),오메가3 지방산(2~3g), 마그네슘(400mg), 프로바이오틱스를 따로 먹으면 좋다. 특히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것이 비타민D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가장 부족한 연령대가 20~30대 여성이었다. 이들의 수치는 햇빛 노출이 거의 없는 중동 지역의 여성들보다도 낮았는데, 과다한 자외선 차단제 사용과 다이어트한다고 비타민D가 풍부한 동물성 식품을 무조건 피했기 때문으로 의심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특히 암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피 검사를 통해 30mg/ml 미만이면 반드시 영양제로 보충해야 된다. 비타민D가 부족한 인생은 D학점 인생이다. 마그네슘은 설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게 섭취하면서 점차 늘려가는 것이 좋다.

요즘 들어 많은 주목을 받는 영양소가 카레 음식에 들어가는 강황의 커큐민이다. 항암, 항염, 항균, 항노화 등의 작용이 크다는 연구들을 보면 거의 만병통치약에 가깝다. 단, 조미료가 많이 들어 있는 한국식 카레는 조심해야 한다.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검은 고추 추출물이 함유된 제품이 좋다.

최근 영양제를 섭취하면서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연구가 내과 학술지에 실려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한다. 이 연구는 사람들의 질문서의 답변에 근거한 것인데 문제는 영양제를 한 가지만 복용했는지 종합 비타민을 복용했는지, 얼마나 섭취했는지, 허브나 자연 추출물 섭취 여부 등이 구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엉터리 연구를 진행한 연구자나 이를 보도하는 매체들을 보면 정말 한심스럽다. 양질의 영양제를 전문가의 지시대로 섭취하면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비타민C나 비타민E는 성분표를 꼭 확인하고 좋은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비타민C가 건강에 미치는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1933년 스위스의 화학자에 의해 인공으로 비타민C가 합성된 이후 제약 회사 라로슈가 비타민C를 대량생산하면서 인공 가공 비타민 산업이 시작되었다. 인공 비타민C는 옥수수 전분, 옥수수당을 화학 처리하여 생산한다. 인공적인 방법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일반 종합 비타민제부터 각종 가공식품, 청량음료, 과일 주스에까지 첨가되는데 진짜 비타민C가 아니라 비타민C의 한 부분인 아스코르빈산이 들어간다.

원래 비타민C는 한 가지 성분이 아닌 복합체다. 예를 들어 야구팀이 여러 포지션을 맡은 선수들로 이루어진 것처럼 비타민C 역시 아스코르빈산, 플라보이드, 타이로신 효소, P - 요소,K - 요소, J - 요소, 미네랄 조효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식품에는 비타민C가 이처럼 복합체 형태로 들어 있고 아스코르빈산만 존재하지 않는다.

간혹 비타민이 특정 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임상 사례가 발표된다. 이런 결과는 대부분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비타민C를 사용하지 않고 비타민C 복합체의 한 부분인 인공 아스코르빈산을 사용한 경우다. 아스코르빈산은 산성이기 때문에 과도한 양을 한 번에 섭취하면 체액이 산성으로 기울거나 설사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얼베르트 센트죄르지 박사는 비타민C 부족으로 인한 괴혈병은 인공 비타민인 아스코르빈산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상식적으로 비타민C가 감기 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사람은 효과를 보고 어떤 사람은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가 있다. 효과를 본 경우에는 섭취한 사람의 몸에 비타민C 복합체의 다른 성분은 충분한데 아스코르빈산만 모자랐던 경우이고,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경우는 비타민C 복합체 전체가 부족했거나 아스코르빈산 이외에 다른 부분이 부족했던 경우다.

비타민E도 비타민C처럼 단일 성분이 아닌 복합체로서 자연적으로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토코페롤, 젠틴, 셀레늄, 리포시톨 등 여러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시중에서 파는 일반 종합 영양제에는 사진기 필름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가공된 알파토코페롤 한 가지 성분만 담겨 있어 실제로 천연 비타민E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종합 영양제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각종 영양소나 약초 추출물은 일반 건강식품점이나 약국에서도 구입할 수 있지만 워낙 회사도 많고 시중에는 품질이 떨어지는 종류들도 많으므로 구입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능한 한 기능의학 병원이나 다음 웹 사이트(https://smartstore.naver.com/drcho)에서 구입하기를 추천한다.

모든 질병은 반드시 영양소 결핍과 관련이 있다. 영양학을 모르고 환자를 보는 의사는 청진기를 귀어 꽂지 않고 환자의 숨소리를 듣는 꼴이다. 그냥 여러 음식만 골고루 먹으면 그냥 여러 병에 골고루 걸린다. 좋은 음식만 찾아 먹어도 죽을 둥 살 둥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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