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30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면서 주민들이 중세의 카렐교 위에 놓인 500m 길이의 식탁에 앉아 식사하고 있다. 카렐교는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자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로 길이 520m에 이른다.
[정재원 기자] “드디어 코로나가 끝났습니다. 우리 모두 잔을 들고 건배!”

지난 6월 30일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알려진 체코 프라하의 카렐교(橋)에서 기타 소리에 맞춰 수천 명이 이같이 환호성을 질렀다. 500m 길이로 이어진 식탁에 2,00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술과 음식을 나눠 먹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당시 체코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감하자 식당 영업을 비롯해 1,000명 이상 대규모 모임도 전격 허용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코로나19 종식 기념 ‘작별 파티’까지 열었던 체코에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일(이하 현지시간) AP, BBC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체코의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4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며칠간 체코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00명 정도를 보여왔다. 특히 17일(현지 시간) 3,123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체코는 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국가비상사태 조기 선언 등의 발빠른 방역 조치로 유럽의 모범 방역국으로 꼽혔다.

이날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다시 선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우선 지난 18일부터 전국의 술집과 식당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문을 닫으라고 지시했다. 10명 이상의 실내 소모임도 금지했다.

수도 프라하 당국은 대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다만 초중고 수업은 현장 수업을 유지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10~11월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지역 국장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에 “코로나19의 위세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10~11월이 되면 유럽에서 더 많은 사망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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