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검찰총장
[김민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규모 펀드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건의 수사팀을 대폭 늘리라고 지시한 가운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옵티머스 수사와 관련해서는 윤 총장이 수사진행상황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대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수사팀간의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향후 정관계 로비의혹 관련 전방위 수사를 지시하고 직접 수사상황을 챙길 것으로 보여 이후 수사 방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옵티머스 사건의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뒤 수사팀의 대폭 증원을 추가로 지시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최근 펀드 설정과 운용 과정에 정치권 인사들이 관여했다는 취지의 문건과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반부패수사2부 소속 검사를 수사팀에 투입하는 한편, 지난주 초 타 검찰청에 소속된 금융수사에 전문성이 있는 검사 4명을 파견해달라고 대검찰청에 요청했다. 대검은 이를 받아들여 법무부에 전달했으며, 법무부장관 등의 승인을 거쳐 증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7월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검언유착'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수사 관련 발언을 극도로 자제해왔던 윤 총장이 이번 사건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정관계 수사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대검 관계자는 12일 "검찰총장은 지난주 옵티머스 수사팀의 증원을 지시하여 중앙지검의 검사파견요청을 그대로 승인해 절차 진행 중"이라며 "금일 관련 수사상황을 보고받은 후 수사팀의 대폭 증원을 추가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주 대검에 수사팀을 증원해달라는 내용의 파견 요청안을 보냈다. 중앙지검은 검사 4명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의 파견 요청안을 그대로 승인해 법무부에 보냈다.

그러나 이후 윤 총장은 중앙지검이 요청한 인원보다 더 많은 수사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추가로 증원을 지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12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수사팀 증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법무부 검찰국은 조만간 이들의 파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수사에 착수한 수사팀은 7월 운용사 대표 김모씨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처음 재판에 넘겼고, 8월에도 김씨 등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후에도 수사팀은 지난달 24일 수탁업무를 맡았던 하나은행 본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거액의 사기 범행이 가능했던 배경이나 자금의 용처를 겨누고 있다.   

한편 수사팀이 정관계 인사들의 로비 창구 역할에 관한 정황을 입수했음에도 관련 진술을 신문조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 윤 총장에게 수사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검에도 관련 수사 상황을 수시로 상세히 보고했다"라며 "수사과정에서 나온 의미있는 진술이나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 등에 대해서는 조서에 잘 기재해 수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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