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정재원 기자]  WTO 회원국들의 선호도 조사를 오늘(27일) 끝나는 가운데 유럽연합 EU가 세계무역기구 WTO 사무총장 선거에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논의 과정에서 27개 회원국 중 7개 회원국이 유명희 본부장 지지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EU의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는,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이 후보가 세계은행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고려한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EU 회원국들의 표가 중요한 이유는, EU 회원국 27개국은 한 후보에게 몰표를 주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27일 WTO에 전달될 예정이다. WTO는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유명희 본부장과 나이지리아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이달 들어 독일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덴마크 정상과 연이어 정상 통화를 갖고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등 EU 국가들의 표심 잡기에 주력해 왔다. 우리 정부의 노력에 EU도 막판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유럽과 발트 지역 국가들이 유 본부장에 대한 선호를 나타냈지만, 막판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며 오콘조-이웰라 후보에게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EU의 지지를 받게 된 오코노-이웰라 후보는 55개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과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에 나서는 WTO 회원국이 164개국임을 감안할 때, 이미 과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유명희 본부장은 WTO에서도 입김이 강한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실제 컨센서스 과정에서 표심이 바뀔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그간 컨센서스 과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데다가 지지 후보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종 표결보다는 회원국 간 합의로 진행되는 선출 방식 탓에 컨센서스 과정에서 EU 내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WTO 내에서 영향력이 강한 중국이 애초 선호했던 나이지리아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WTO 사무총장은 선출 시한인 다음 달 7일 전까지 의견 일치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 선출된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