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멀라 해리스
[정재원 기자] "만약 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내각은 국가처럼 보일 것이고, 저는 여성을 부통령으로 선출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3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말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위터에 "평범한 사람을 위한 겁 없는 싸움꾼(fearless fighter)이자 가장 훌륭한 공직자 가운데 한 명인 해리스를 나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8개월 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인으로 명함을 바꾼 7일(현지시간), 또 한 명의 정치인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여성 부통령으로 선출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다. 벌써부터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부각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보다 스무 살 이상 젊은 부통령이 등장하면서 백악관 내에서도 그의 역할이 확대되고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카멀라 해리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시 78세가 되고 자신을 '과도기적 인물'로 묘사해 온 (해리스가)대통령의 민주당 내 후계자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현재 77세임을 고려하면 그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56세)는 대통령의 건강과 고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향후 재선 도전을 포기할 경우, 해리스는 부통령으로서의 국정 수행 경험과 미국 최초의 여성·흑인 부통령이라는 점을 내세워 일약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
 
바이든은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자신이 이번 대선에 당선되더라도 재선에는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쳐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젊은 해리스 당선인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젊음과 활력이 꼽혔다. 특히 검사와 캘리포니아주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을 거치면서 법정에서 다진 말솜씨와 토론 실력은 이미 민주당의 경선 과정에서부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이민 2세로서의 정체성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와 활력, 탁월한 언변 등의 공통점으로 인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를 '여성 오바마'로 보는 기류도 있다.
 
부통령에 취임하면 해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처에 먼저 전력하면서 부통령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통령에 취임하고 나면 해리스가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처를 조율하는데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8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 기자회견에서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는 "(우리가)역사를 만들었으며,여성들이 투표권을 위해 직면한 긴 전투와 미국 정치의 최고 계급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전국의 모든 어린 소녀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의미있는 말을 던졌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누구?
 
▲ 카멀라 해리스
1964년생인 해리스 의원은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해 자메이카에서 미국에 이민 온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해리스 의원의 어머니는 늘 그에게 "자리에 앉아서 불평만 하지 말고 무언가를 해라"고 조언했고 이 말은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전해졌다.
 
해리스 의원은 하워드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 대학 헤이스팅스 로스쿨을 졸업해 캘리포니아주 알라미다 카운티 지방 검찰청에서 검사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흑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찰청 검사와 법무장관에 올랐다.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흑인 여성으로는 두 번째 상원 입성이었다. 이후 지난해 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공식출마를 선언했다.
 
해리스 의원은 중산층 세액 공제를 통한 생활비 절감, 이민제도와 사법제도 개혁, 의료보험 시스템 등을 공약을 내세웠다. 당시 수많은 민주당 경선 후보 중 유일한 유색 여성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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