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CNN 캡쳐]
[정재원 기자] 미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어진 7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앙심과 두려움을 품은 레임덕에 빠진 현직자"라면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인 내년 1월 20일까지 11주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기간이 될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작가이자 안보전문가인 맬컴 낸스는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 가디언에 "트럼프는 권력을 잃고 도자기 가게에 대형 망치를 들고 온 악동처럼 미국을 망치는데 마지막 나날을 보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망치를 든 악동' 트럼프는 이 기간 동안 어떤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트럼프의 '망치'에 맞은  첫 희생자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를 통해 "매우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밀러 국가대테러센터 소장(상원에서 만장일치로 인준)이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 즉각 효력이 있다"면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젹 해임했다.
 
미국 언론 사이에는 이미 에스퍼 장관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사퇴하거나 해임될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임기 종료까지 에스퍼 장관의 자리를 유지시킬 거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이 주요 현안들을 놓고 좀더 적극적으로 그를 방어해 주지 않은데 불만을 표해왔다고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특히 지난 6월 미국 전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관한 항의 시위가 일었을 때 진압을 위해 연방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분노하면서 당시에도 에스퍼 장관 경질설이 제기됐다.
 
이날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발(發) 숙청이 시작됐다는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향후 유력한 숙청 대상자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출해 온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대해 쓴소리를 해 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다음으로 트럼프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그동안 주장해 온 '불법 선거'를 입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연방 검사들을 상대로 선거 부정 조사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에 따르면 바 장관은 9일(현지시간) 연방 검사들을 상대로 보낸 메모를 통해 "선거 위법 행위로 알려진 대부분 혐의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규모라서 조사는 적절히 미룰 수 있다"라면서도 "언제나 그런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바 장관은 이어 "부처가 취하는 명시적인 조치가 선거에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아주 최소화됐다"라고 했다. 설사 그런 영향력이 있더라도 일단 투표가 끝났다면 당선인 확정이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우려가 작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지시없이 법무잔관 단독으로 이 같은 선거조사를 명령했다는 보도는 어디에도 없다.
 
다수당인 상원을 활용해 연방 판사를 대거 임명하는 등 '말뚝박기 인사'도 예측된다. 또 대통령직 수행과 관련한 중요한 문건을 파기하고, 비밀을 해제해 공개하는 등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 방해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레임덕 동안 가족·기업의 거래 및 탈세 관련 수사, 성폭행을 포함한 각종 형사소송과 관련해 '감옥행'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백지 사면(blanket pardon)'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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