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이사장
[심일보 대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4일 전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따르면 코로나 상황에서 집회를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정당한 제약"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자유론’ 가지고 또 사기를 친다”고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13일 도서 비평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 시즌 3'에서 밀의 자유론을 설명하면서 "(자유론상) 어떤 사람의 행동이 타인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지점에서는 개입이 정당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8·15 광화문 집회 때 대규모 확산이 한 번 일어났다"며 "이 경우 집회 방치는 타인의 자유와 복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뜻이다. (밀의 논리에 따르면) 집회를 막지 않으면 정부가 의무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 이사장은 코로나 방역을 위한 QR코드 인증 등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높은 시·공간에 있었다면 이를 알려주는 것이 맞다"면서 "나는 QR 코드를 찍을 때마다 아무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나와 같은 공간에 확진자가 있었다면 바로 연락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이 자유론의 개념을 몰랐거나 오독했다"며 “이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지성의 문제다. 알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유시민씨 본인이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유 이사장이) ‘지식인’을 자처하면서 (자유론의 개념) 그걸 모르는 사람이 문제”라며 “'지식소매상'이라면 팔 ‘지식’은 갖고 있어야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러미 벤담의 원형감옥(파놉티콘)을 인용하며 ‘유시민과 파놉티콘’이라는 칼럼을 쓰겠다고 예고했다. 유 이사장의 주장을 궤변이라고 보고, 유 이사장의 논리를 적극 반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유 이사장은 ‘글쓰기 특강’에서 ‘자유론’에 대해 “아무리 심오한 철학이라도 지극히 평범한 어휘와 읽기 쉬운 문장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열 번 정도 읽어보라고 권했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다음은 진중권 전 교수의 해당글 전문이다.
 
유시민이 '자유론'  가지고 또 사기를 치네요. 잘 됐네. 원고를 세 개 나 써야 하는데, 글감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이게 얼마나 무식한 소리인지 잘근잘근 밝혀 드리죠. 이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지성의 문제입니다. 
 
즉 알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유시민씨 본인이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것 같아요. 아, 이렇게 얘기하면 또 김모 PD가 '지적 우월감' 어쩌구 하겠지만, 이건 우월이고 나발이고 할  것도 없는 겁니다. 
 
지식인이라면 그냥 당연히 알아야 하고,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거 아는 사람이 잘 난 게 아니라, '지식인'을 자처하면서 그걸 모르는 사람이 문제인 겁니다. '지식소매상'이라면 팔 '지식'은 갖고 있어야죠. 
 
뭘 소매하실 겁니까? 뭐, 중앙일보 지면에서 뵙죠. 제목은 '유시민과 파놉티콘'.... 철학 공부 좀 한 사람이면 제목만 봐도 대충 무슨 얘기할지 감잡으실 겁니다. 아마 재미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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