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자격 없는 부도덕한 지도자가 통치하는 나라" "엘리트 탈 쓴 황금만능주의에 물든 권력층과 정치인들"
 
최근 ‘카키스토크라시’라는 제목의 새 책이 나왔다. 이 책의 부제는  ‘잡놈들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이같은 세상에서 잡놈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흥미롭게 쓴 책이다.
 
김명훈 저자는 "카키스토크라시는 그리스어로 나쁘다는 뜻의 최상급 표현인 카키스토스와 지배를 뜻하는 크라티아의 합성어로 가장 어리석고 자격 없는 부도덕한 지도자들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를 말한다. 도둑정치(클렙토크라시)나 바보들에 의한 정치(이디오크라시)를 뛰어넘어 가장 악덕하고 비양심적인 최악의 인간이 주도권을 잡아 보여 준 무능과 부정부패, 품격의 상실을 총망라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하는 것은 ‘카키스토크라시’의 기본 전제가 ‘민주주의’에 있다는 점이다. 즉 “가장 어리석고 자격 없고 부도덕한 지도자”들을 뽑은 것은 다름 아닌 유권자들의 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책 속에서 '워싱턴포스트'의 제니퍼 루빈은 “괴물 같은 인간은 온 마을이 키운다”라고 말했다. 어떤 악덕한 인물이 우리 사회를 이끄는 자리에 섰다는 것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크고 작은 악에 침묵하고, 체념하고, 때로는 동참하고 심지어 동경하면서 그럴 만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몫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책에서 저자는 트럼프를 ‘특출난 잡놈’이라고 정의했다. 트럼프 이전에도 ‘꼭두각시’ 워런 하딩, 비호감 ‘잡범형’ 리처드 닉슨, 신자유주의 ‘얼굴마담’ 로널드 레이건, 영혼 없는 야욕가 빌 클린턴을 ‘나쁜 대통령’으로 거론하며 이들을 권력자로 만든 사회 구조와 대중의 의식을 함께 비판했다. 
 
저자는 서울에서 태어난 뒤 이민을 떠나 45년간 미국 뉴욕에서 살며 마음의 고향인 한국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이 지금 미국이 겪고 있는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느냐, 아니면 끝까지 범국가적 미국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미국의 전철을 그대로 밟느냐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질 나쁜 지배층’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성적인 상식과 품격이 있는 시민이 필요하다며 경제지상주의가 아닌 인문학이 중심이 된 교육제도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카키스토크라시/김명훈 지음/비아북/260쪽/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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