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배구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OK금융그룹의 심경섭(왼쪽)과 송명근.[사진 출처=뉴스1]
[김승혜 기자] 흥국생명 여자배구단 소속 이재영-이다영 선수에 이어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읏맨의 송명근·심경섭이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구단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학교 폭력 사실은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피해 당사자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은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에서 불거졌다. 한 네티즌은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올라오면서다. 글쓴이는 “어떤 운명의 장난인지 10년이 지난 일이라고 저도 잊고 살자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용기내는 피해자들을 보고 나도 용기를 내본다”며 “폭력은 세월이 흘러도 정당화할 수 없다라는 말이 많이 힘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배구계에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웬만하면 내가 누구인지 알고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내가 누군지 소개하지 않겠다”고 한 이 네티즌은 “아마 여자배구 학폭 관련 이슈가 됐을 때 내 얘기도 나올까 노심초사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글쓴 이는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못 들었던 나의 기억이 아직도 원통하고 억울한데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글을 쓴다”며 “10여 년 전 고교 1학년 때는 3학년 형들이 집합시켜서 때리고 맞는 게 일상이었다. 지금도 친구들은 그때의 그 삶이 우리의 일상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 상황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글쓴 이는 "한 선배가 노래를 부르라고 강요했고 이를 지켜본 다른 선배가 바로 노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폭행을 가했다"며 "가해자들이 급소를 가격해 그날 저녁 응급실에 실려 가 고환 봉합수술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넌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니가 터뜨린 내 왼쪽 부X이 아직도 쑤시고 아프다”며 “그때 너네가 부X터진 놈이라고 놀리고 다녔잖아. 쓰레기들아. 나는 평생 이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그때 너의 부모님이 와서 뭐라고 한 줄 아니?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분노했다.
 
폭로 직후 송명근·심경섭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후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구단은 “송명근 선수는 송림고등학교 재학 시절 피해자와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고 당시 이에 대한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사과에 피해자는 재차 글을 통해 "세상이 많이 좋아졌네요. 글 쓴 지 하루 만에 기사화되고 당사자들 평생 연락 한 번 없다가 사과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라며 허탈해했다.
 
이어 피해자는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는 구단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가해자 측에서 진심 어린 사과가 있었다면 지속적인 놀림이 동반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구단 측 해명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에게서 사과의 문자가 계속해서 오고 있다"면서도 "진심 어린 사과는 느낄 수 없었고 당사자들은 입장을 바꿔 좀 더 오래, 깊게 생각해보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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