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심일보 대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 철학의 거목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찾은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윤 전 총장이 지난 4일 퇴임이후 첫 외부 일정이자 만남이기 때문이다.  
 
22일 동아일보와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날 김 교수와 2시간가량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교수는 “요즘만큼 국민들이 상식적인 생각을 못 하는 때가 없었다. 이 정부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다’ 짐작이 안 되는 점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또 “정의는 정의고 불의는 불의인데 ‘편 가르기’를 하면 잣대가 하나가 안 된다”며 “정의를 상실하면 그 사회는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국가를 위해 판단하면 개혁이 되지만 정권을 위해 판단하면 개악이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교수는 윤 전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오랜기간 함께 근무한 사이이며, 윤 전 총장 본인도 어릴 때부터 김 교수를 알고 지냈고 자주 인사를 드리던 사이라는 후문을 차치하더라도 왜 김형석 교수일까 궁금증이 나온다.
 
김 명예교수는 100세가 넘은 나이도 나이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한국 철학의 거목이다. 
 
그는 최근 동알일보 칼럼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후일에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권 덕분에'가 아닌 '문재인 정부 때문에' 불행해졌다는 역사적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어 "국민은 현 정부 '덕분에' 얻은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일자리 창출은 경제 정책의 핵심이라고 걱정하면서도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인위적 고용에만 열중했지 경제의 장래를 건설하는 경제 질서에 따르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며 "경제 전문가들은 현 정부 '때문에' 장래가 걱정된다는 평가는 내리지만, 현 정권 '덕분에' 희망이 보인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칼럼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사회문제에 대해 "정권적 이념에 맞추기 위한 법을 제정하고 정치권력이 개입하게 되면 과거의 군정이나 권력국가로 되돌아간다. 공산 중국의 선택과 같아진다. 각계 전문가들의 자율적인 선택과 노력에 의한 선한 질서가 창출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법치정책을 권력구조에 맞추기 위해 윤리 가치와 질서를 배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간단하다. 더 많은 국민이 인간다운 삶과 선한 사회를 지향할 수 있도록 자유와 인간애의 길을 보장하는 책임이다. 국민들이 폐쇄적인 진보보다 열린 보수를 원하는 것은 현 정권의 잘못된 선택과 정책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명예교수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의는 정의고 불의는 불의인데 ‘편 가르기’를 하면 잣대가 하나가 안 된다”며 “정의를 상실하면 그 사회는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판단하면 개혁이 되지만 정권을 위해 판단하면 개악이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임기 5년 동안에 주어진 과업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의 이념과 방향을 바꾼다면 그 폐해는 너무 심각해진다. 국민들의 애국심을 멀리하고 남은 임기까지 정권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노무현 정권이 그러했듯이 잘못된 진보정부는 남기는 바 없이 끝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1분' 사퇴 성명에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종장이 강조한 ‘상식과 정의', 김형석 명예교수의 '문재인 정부 역사적 심판'이 어떻게 교집합을 이뤄 윤석열 정치'로 승화될지 기대가 되고 있다.
 
한편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40%에 육박하는 39%의 지지를 받았다는 여론 조사가 나왔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에게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어본 결과, 윤 전 총장이 39.1%로 1위를 차지했다.(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KSOI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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