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정재원 기자]‘내곡동땅 의혹’을 놓고 충돌해온 여야가 4일 ‘생태탕집’을 놓고 막바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처가땅 측량 참관을 주장했던 '생태탕집 주인' 황모씨의 증언이 거짓말 논란을 불러 일으키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유세를 마친 뒤 생태탕집 주인의 거짓말 논란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얼마나 민주당 주장이 허무맹랑하고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주장하는 게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는지가 언론인터뷰를 통해서 자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되도록이면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데 황모 사장님 인터뷰가 (한 주간지에) 나왔는데, TBS방송에 가족이 나와서 진술한 거하고 많이 모순되는 말씀"이라며 "이렇게 진술이 반복될수록 저희는 아무 해명을 하지 않아도 언론을 통해 나오는 인터뷰내용 자체가 굉장히 상호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대위 대변인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과 박영선 후보, 김어준의 ‘정치공작소’가 생떼탕을 끓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16년 전 봤다는 바지의 재질과 색, 페라가모 구두가 생떼탕의 밑재료라 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러나 고약한 ‘공작’의 악취만 진동할 뿐 현명한 서울시민이 속을 리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속일 수 있는 술수라지만, 종국적으론 정치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4월 7일은 ‘생떼’도 심판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내곡동에서 생태탕집을 운영했다는 황모씨는 지난 2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 후보가 측량을 마친 뒤 생태탕 집을 찾았는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네 오셨다. 기억한다”며 “잘 생기셔서 눈에 띈다”고 답했다. 황씨는 오 후보가 해당 식당을 방문했던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황씨는 “점심시간을 넘겨 1시 반에서 2시 사이에 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혹시 잘못 봤을 가능성은 없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니다. 경작하신 분이 주방에 와서 저한테 ‘오세훈 의원님을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황씨는 오 후보가 가게에 들어오기 전의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그는 “바로 안으로 들어온 게 아니고, 정원 소나무 밑에서 좀 서 있다가 들어왔다. 손님이 있나 없나 보느라고 그런 것 같아 손님이 없길래 들어오시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증언을 하는 이유에 대해 “(측량 현장에)오셨으면 오셨다고 말씀을 하시지, 그렇게 높으신 분이 왜 거짓말을 하시나 싶어서”라고 밝혔다.
 
황씨 아들의 기억은 더 구체적이었다. 아들은 같은 방송에서 오 후보의 당시 옷차림까지 상세하게 증언했다. 그는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이 캐주얼 로퍼, 상당히 멋진 구두였다”면서 “구두 브랜드도 기억나느냐”는 질문에 “페라가모”라고 답했다.
 
하지만 TBS 인터뷰가 있었던 날로부터 4일 전인 지난달 29일 황씨는 <일요시사>와 10분가량 이어진 통화에서 정반대로 진술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황씨 발언이 진실 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매체에 따르면 그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며 “일하는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기억을 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이어 황씨는 “그런 분들 (오세훈 후보)이 자길 노출을 시키겠느냐”며 “날 앉혀 놓고 그런 애기한 적도 없고. 인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황씨는 일했던 직원들의 연락처를 물어보는 질문에 “오신지 알면 대답을 해주는데, 난 주방에서만 일을 했다. 홀에는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 일했다. 중국 사람들은 시장님이라 해도 신경을 안 쓴다”고 밝혔다.
 
<일요시사>는 TBS 인터뷰가 있었던 지난 2일 오후 수 차례의 연락 끝에 황씨와 전화 연결이 됐다. 하지만 황씨는 “며칠 전 오 후보가 가게에 왔는지 여쭤봤던 기자”라는 말에 전화를 바로 끊어 버렸다. 이후로도 여러 차례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황씨의 TBS 인터뷰 이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오 후보의 후보직 사퇴와 수사당국의 수사를 공식 촉구한 상태다. 오세훈 후보는 4일 오후 과거 자신을 목격했다고 하는 식당주인의 주장에 "나중에 수사기관에서 대질신문 한번 하면 끝난다."고 일축했다. 이어 5일 예정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가 '네거티브' 일변도로 진행될까봐 우려했다.
 
다음은 3월29일 가진 <일요시사>와 황씨의 통화 전문.
 
-요새 여기 생태탕 집이 (언론에) 되게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오세훈 후보가 잠시 들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때 보신 적이 있으신가 해서 전화를 드렸거든요. 
 
▲그건 모르죠. 오래전이라. 
 
-기억이 안 나시는 건가요.
 
▲예.
 
-혹시 2005년 당시에 일하셨던 분들 연락처 있으실까요? 관련된 얘기가 계속 언론에서 나오고 있는데. 오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문제가 좀 많이 커진 상태여서요. 
 
▲일하는 사람들은 그냥 일만 했지. 그걸 어떻게 기억을 해요? 그분이 설령 “제가 오세훈입니다” 하고 인사했으면 모르지만. 오셔서 식사만 하고 가시는데, 종업원들이 기억을 하겠어요.
 
-당시 시장님이셨는데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시지 않으셨을까요? (2005년 당시 국회의원. 오류)
 
▲손님이 많았기 때문에 종업원들도 뭐. 서빙만 하고.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때 당시에 일을 하셨던 분 연락처 알려 주시면 제가 불편하지 않게 취재를 좀 해보고 싶은데요.
 
▲제가 장사를 안한 지가 오래돼서. 그분이 시장할 때는 또 오래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억을 못하고. 휴대폰 번호도 다 바뀌었고. 일할 때는 휴대폰을 켜놓고 일도 안했고. 일하기 바쁘니깐. 우리 집이 손님이 좀 많았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신경을. 설령 그분이 오셔서 “제가 오세훈 시장입니다” 했으면 기억을 하지만 그런 분들이 자길 노출을 시키겠어요. 모르지.
 
-그러면 방법이 없겠네요. (식당) 근처에 왔다 갔다 하실 때도 모르시겠네요. 잠시 왔다고 하시는데. 이 집이 보도로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서. 사장님도 관련된 보도 보셨죠?
 
▲오세훈씨를 봤냐고요?
 
-안골 생태탕집에 오세훈 후보가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관련된 곳을 몰랐다”(…)
 
▲아니. 제가 텔레비전을 며칠 못 봤어요. 오늘 보는 거예요.
 
-전화 온 곳은 없었나요?
 
▲전화는 계속 왔는데, 제가 좀 아프기도 하고 해서. 신경도 안 쓰고 모르는 전화를 안 받았었죠. 선생님 전화도 모르는 번혼데 그냥 받은 거예요. 어제도 어떤 분이 계속 전화가 왔는데 차 안에서 (전화가) 계속 오더라고. 한 10번 왔나? 집에 와서 보니깐 왔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경작인 분들은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땅을 보고 오 후보랑 생태탕 집을 가셨대요. 오 후보랑 정치 얘기도 했었고. 그런데 오 후보는 “거짓말이다. 난 간 적도 없고 생태탕 집도 안갔다” 이렇게 얘기가 된 거예요.
 
▲텔레비전 보니깐 내곡동 땅은 오세훈씨가 관여를 안했다고 하는 거 같던데?
 
-네 맞아요. 그린벨트가 풀리면서 일대가 호재가 됐거든요. 그런데 오 후보는 이 땅 존재를 몰랐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게 주장을 하던데요?
 
-그래서 사장님 집이 얘기가 많이 되고 있고. 경작인 분들은 “나는 분명 생태탕 집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 정치 얘기도 했다. 분명 그 사장님도 기억을 할 거다” 이렇게 얘기가 돼서 그래서 전화가 사장님한테 가는 거 같아요.
 
▲저는 저 앉혀 놓고 그런 애기 한 적도 없고. “제가 오세훈 시장입니다” 그렇게 인사한 적도 없고. 그냥 손님이면 손님인가보다 생각하지. 그리고 손님들이 얘기하는 걸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죠. 장사하는 사람이?
 
설령 손님들이 얘기하면 제가 그 자리를 피해줘야지. 제가 그걸 들을 필요는 없어요.
 
-지금 이 문제를 두고 거짓말이다 아니다 왜 얘기가 나오냐면, 오 후보가 자기가 거짓말 했으면, 그 땅을 존재를 알고 있었으면 시장직을 사퇴를 할 거다….
 
▲아니 며칠 전에 오세훈씨가 텔레비전에서 그런 얘기하더만. 그 땅에 개입을 했으면 사퇴하겠습니다 얘기를 하더만.
 
-그래서 분명히 서빙을 하시는 분 중에는 시장님이시니깐 아시는 분이 있었을 것 같거든요. 
 
▲일하는 사람들은 더 모르죠. 왜냐면 내가 중국 사람들을 많이 썼기 때문에. 
 
-아 그래요?
 
▲왜냐면, 한국 사람들은 별로 없어요. 어떤 때는 파출부도 썼지만 대부분 중국 사람이었어요. 난 주방 일은 중국 사람 안 쓰거든요. 한국 사람 쓰다가 그 주방도 마음에 안 들고. 손님이 나 불러 가지고 (음식) 사장님이 안 만들었어요? 그런 소리 많이 했었어요. 왜냐면 제 손맛을 오랫동안 손님들이 알아 가지고. 내가 좀 힘이 없고 아파서 주방장을 썼는데. 손님들이 자꾸 저한테 사장님이 안 만든 것 같다. (그래서) 아파도 그냥 제가 주방을 도맡아 하고. 종업원들은 대부분 중국 사람을 썼고. 중국 사람들은 기억을 안 해요 자기들 일만 하지. 시장님이라 해도 신경을 안 쓰죠.
 
-한국인들이나, 아실만한 분 없으실까요?
 
▲그렇죠. 제가 모르면 다 모르죠.
 
-만약에 무슨 얘기 해주실 게 있으시면 이 번호로 연락을 꼭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중요한 문제여서. 근처에 계셨던 경작인 분들도 곤란하게 된 상황이고.
 
▲같이 간 사람들이요?
 
-경작인 분들은 오세훈 후보가 “그 사람들 거짓말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데 아시겠지만 2005년 당시에 그 쪽에서 경작하셨던 분들이 2021년 선거를 앞두고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억울하게 된 상황인 것 같은데.
 
▲오세훈 후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요?
 
-아니요. 경작인 분들이요. 오세훈 후보가 그 경작인 분들이 거짓말 하는 거다….
 
▲같이 밥 먹으러 안 갔는데 같이 갔다고 한다고, 거짓말이라고요?
 
-네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걸 믿을만한 이유가 있냐. 나는 생태탕 집에 안 갔다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같이 안 와놓고 뭐하러 오세훈 후보랑 같이 밥 먹으러 왔다고 해요?
 
-그러니깐요. 증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증인이 될 수 있는 곳이 생태탕 집밖에 없으니깐.
 
▲그런데 너무나 오래되고. 
 
-그게 좀 아쉽긴 하네요.
 
▲그러니깐요. 내가 오신지 알면 대답을 해주는데, 저는 주방에서 일했고.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 홀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그냥 일만 하는 거지. 누가 왔다 신경을 안 써요. 일만 열심히 해주지.
 
-네. 사장님 너무 감사하고요. 기억나시면 연락 꼭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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