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김민호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관해 "백조가 오리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지금 정돈되지도 않은 곳에 불쑥 들어가려 하겠나.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을) 만나본 적도, 대화해본 적도 없어서 잘 모른다"면서도 "대한민국에서 검찰관료가 그만큼 소신을 갖고 일한 사람을 여태껏 처음 봤다"고 평가했다.
 
대선을 치르려면 막대한 자금과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을 국가가 대주는 데 염려할 게 뭐 있냐"며 "프랑스의 마크롱은 선거 한 번 치러본 적 없는 사람이다.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하다 장관 시켜주니까 1년 한 게 정치경력의 전부"라고 했다.
 
또 "주호영 원내대표가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이라며 "나한테는 차마 그 말을 못하고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잖나. 윤석열 지지율이 높으니까 자기들이 윤석열만 입당시키면 다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그런 식의 정치를 해선 국민의 마음을 끌 수가 없다"고 충고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뇌물을 받은 전과자'로 비난한 데 대해선 "진짜 하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맞받았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잇단 비판에 대해서도 "홍준표 의원 꼬붕이니까 난 상대도 안 한다"며 "지가 짖고 싶으면 짖으라"고 일갈했다.
  
당 중진들을 향해서도 "내가 (당을) 나오자마자 당의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당권경쟁이니 뭐니, 통합이니 뭐니 하며 시끄럽게 딴짓만 하고 있다"며 "승리에 도취돼 붕 뜨면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나는 한 번 결심하면 변경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 장제원
이에 대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두고 '홍준표 의원 꼬봉'이라고 한데 대해 "김종인 꼬붕이 아니어서 참으로 다행"이라고 되받아쳤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를) 상대도 안 한다면서 열심히 상대를 하신다"면서 이같이 적었다. 앞서 장 의원은 김 전 위원장에 지속적으로 공격성 발언을 해왔다. 최근에는 '노욕에 찬 기술자'라고도 했다.
 
이어 "비판자의 말 모두가 정치적 의도와 배경이 있다고 생각하는 저렴한 인식이 역시 정치 거간꾼답다"면서 "자신의 처지나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말을 바꾸어도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는 인지부조화부터 치료하시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라고 비꼬았다.
 
장 의원은 앞선 글에서는 김종인을 향해 "이간질하려는 유치한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다음은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해당글 전문이다.
 
최근, 당 밖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거취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늘 대선때만 되면 유력 대선주자에게 다가가, 훈수질을 하며 정치거간을 하려는 분들이 나타납니다.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백조가 오리된다” “흙탕물에서 놀면 똑같은 사람 된다” 등등 솔깃한 말들을 속삭입니다. 심지어, 국민의힘이 아사리판이라 들어가서는 안된다며 국민의힘을 조롱하기까지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뱀의 혀와 같은 독을 품고 있는 간교한 훈수이자, 저렴한 거간입니다.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으면, 대권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을 겁니다.
 
온갖 음해와 네거티브는 누가 나서 싸울 겁니까? 막대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겁니까? 일선 읍, 면, 동까지 뻗어있는 조직은 어떻게 감당할 겁니까?
 
이러한 대선에 필요한 기본적이고도 실무적인 요소들은 차치하더라도, 독자노선을 가야한다는 말은 단언컨대, 이간질 입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와, 경선에서 승리해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순간부터 대선 때까지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위한,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의 정당’이 됩니다. 당무 우선권과 함께 캠프의 모든 인사권을 쥐게 됩니다. 정당은 인물을 통해 국민들께 변화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정당이 새로운 인물을 수혈할 수 있는 시기는 총선과 대선입니다. 총선은 공천과정을 통해서, 대선은 대선 캠프를 구성하면서 할 수 있습니다.
유력 대권후보일수록 많은 우수인력이 모여듭니다.
 
당 내 인사 중에 맘에 드는 사람을 쓰면 되는 것이고, 천하의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여 얼마든지 주요역할을 맡기며 전면에 내세울 수 있습니다. 
 
그 분들이 사실상 쉐도우 캐비닛을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당을 개혁하고 혁신하는 것이지, 밖에서 저울질하는 것은 겁많은 졸장부들이나 하는 짓이고, 당에서 멀어진 사람들의 질투일 뿐입니다.
 
정당 하나 장악해 개혁하고 혁신할 자신도 없는 분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장악해서 나라를 혁신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당 밖에 있는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입당 불가론은 유력 대권 후보와 제1야당을 이간질하려는 유치한 말장난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간질 속에 거간(居間)할 수 있는 공간도 생기는 것이겠지요. 대한민국 중도 보수의 총본산인 제1야당 국민의힘은 대권을 노리는 분들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플렛폼이며, 문재인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가장 많이 지지하는 정당이라는 사실은 흔들리지 않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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