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뉴델리의 한 화장터에서 1일 친척들이 마지막 의식을 치르면서 코로나19 희생자를 화장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방어벽이 완전히 무너진 가운데 1일(인도 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을 돌파했다. 하루 만에 4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인도가 전 세계 최초다.  
 
2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는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으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 대한 사임 요구가 나오는 등 민심이 들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모디 정부의 실책에 국민의 실망감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민심의 분노는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로 꼽히는 지방선거 유세와 힌두교 축제에 대한 모디 총리의 태도를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인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신규 확진자는 40만1,993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인도 기록을 경신한 것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1,916만4,969명이 됐다. 
 
▲ 인도 가우하티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의 시신이 화장되고 있다.
인도에서 지난 하루 동안 코로나19에 희생된 이는 3,523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21만1,853명이다. 인도는 지난해 9월 중순 정점을 찍었다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해 9월17일 9만7,894명으로 10만 명을 넘진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7개 지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제 사망자 수는 공식 집계보다 10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보건당국은 이날 백신 접종 대상자를 기존 45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날까지 백신 접종은 1억5,485만4,096회분이 투여됐다. 2,788만9,889명이 2회 접종까지 마쳤는데 이는 13억 인구의 2.1%에 그치는 수치다. 
 
한편 인도 수도 델리에 시행 중인 코로나19 봉쇄령이 1주일간 연장됐다. 1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델리 봉쇄가 1주일간 연장된다"고 밝혔다.
 
▲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보건 종사자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들것에 실어 코로나19 전용 국립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델리에 적용 중인 코로나19 봉쇄령은 당초 오는 3일 오전 5시 종료될 예정이었다. 주 당국은 지난달 19일 1주일간 봉쇄령을 내렸고 26일 한차례 연장한 바 있다.
 
델리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몇주간 급증하고 있다. 전날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2만7,000명과 375명이 보고됐다. 양성 판정률은 32.69%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면서 각 국 정부는 인도에 문을 닫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오는 4일부터 지난 14일 동안 인도에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영주권자와 시민권자의 배우자 및 가까운 가족은 예외로 뒀다. 
 
호주도 "3일부터 이전 14일 이내 인도에 체류했던 모든 이들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더 나아가 자국민이 이를 어기고 귀국을 강행할 경우 최대 6만6,000호주 달러(약 5,700만 원) 또는 최대 5년 징역형의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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