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암호화폐 코인 광풍 중독 투자
[정재원 기자] "곧 모 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니 서두르세요" "누구든지 수익 창출 가능합니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면서 가짜 거래소 사이트로 투자자를 유인하거나 허위 상장 정보로 투자자를 속이는 등 사기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 거래소들도 저마다 고객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5일 뉴시스와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액이 급증하면서 거래소를 사칭한 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해 가짜 암호화폐거래소 사이트로 접속하도록 유도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주소가 유사한 가짜 거래소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이용자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거래소를 검색했을 때 혼동해 접속하는 경우를 노리기도 한다. 피싱사이트에서 투자자들이 계정, 비밀번호, OTP 등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정보 탈취, 암호화폐 매수·매도, 출금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코인 리딩방'을 통해 자칭 고수들이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코인 리딩방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단체 대화방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특정 코인을 추천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현혹한다. 
 
실제 각종 소셜미디어(SNS)에서 '코인 리딩'을 검색하면 '최소 수익률 100%' 등 자극적인 문구와 수익 인증 사례를 제시하며 무료 체험을 권유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허위 정보를 제공하거나 무료 체험 이후 수수료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손실을 입어도 환불해주지 않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암호화폐 상장 사기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암호화폐가 상장될 것이라며 투자금을 받은 뒤 잠적하거나 대형 거래소에 상장될 것이라고 속여 해당 암호화폐가 상장된 중소 거래소에서 시세를 부풀리는 경우다. 
 
실제 업비트가 지난해 12월부터 개설한 '업비트 상장 사기 제보 채널'에서 지난달까지 접수된 61건의 상장 사기 제보를 분석한 결과 거짓 상장 정보로 투자를 유인한 후 연락두절된 사례가 80%를 넘었다. 또 업비트 직원을 사칭해 상장을 제안하고 상장비를 요구하거나 상장 프로젝트의 공시 전 정보 유출 등 사기가 나머지 20%를 차지했다. 
 
업비트에 따르면 ▲업비트 상장이 확실합니다 ▲곧 상장될 예정이니 지금 투자하면 상장 후 몇 배로 돌려드립니다 ▲이 대화방 분들에게만 곧 업비트에 상장할 코인의 프라이빗 세일을 진행합니다 ▲업비트 관계자와 잘 아는 사이라서 찍은 업비트 라운지 사진입니다 등의 유형에 해당하는 메시지가 사기에 대표적으로 이용됐다.
 
전날에는 한 거래소에 대해 경찰에 강제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날 서울시 강남구 소재 A 암호화폐 거래소 본사와 지역 자회사, 임직원 자택 등 22곳에 대해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해당 거래소는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지 않은 거래소다. 
 
이들은 온라인 홍보 및 오프라인 설명회 등을 열고 수백만원짜리 계좌를 최소 1개 이상 개설하면 자산을 3배 불려주겠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해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A 거래소 회원 4만명을 모집해 1조7,000억 원 가량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실제 수익을 지급하기도 했는데, 이는 먼저 가입한 회원에게 나중에 가입한 회원의 돈을 수익 명목으로 주는 일종의 돌려막기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피해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카페에선 "원금만이라도 회수했으면 한다", "가까운 지인이 하도 권해서 알아보러 왔는데 걱정된다", "계좌 1개를 만들었고 친척도 많은 금액을 넣었다" 등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이차럼 사기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늘면서 거래소들도 자체적으로 예방에 나서고 있다. 또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곳이 우선 거래에 안전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코인원은 전날부터 '안전거래 캠페인'을 진행한다. 최근 사기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안전거래 수칙 및 개인정보 보안 강화 매뉴얼을 제공하고 피해를 예방하고자 함이다. 
 
코인원은 투자자들이 거래소 홈페이지 주소를 직접 입력하고 스미싱 메시지는 바로 삭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거래소 이용뿐 아니라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위해 PC에 대한 주기적인 보안 점검을 이행하고 공개 와이파이망 사용을 자제해 네트워크 보안에 신경쓰는 등 철벽 보안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빗썸은 자금세탁방지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입출금 정책을 최근 강화했다. 외부로부터 거래소 지갑에 대량으로 입금된 암호화폐에 대해 출처 확인을 거쳐 거래 여부를 결정한다. 상장 직후 매물이 대거 나오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 보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또 해외 접속에 대한 모니터링도 대폭 강화했다.
 
또 각 거래소들은 이상거래 발견시 입출금을 제한하는 등 조치로 피해 방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코빗은 한 사용자의 5000만원 상당 비트코인 피싱 피해를 예방했다. 해당 사용자는 미국 거래소 중 하나인 '제미니(Gemini)'를 사칭한 피싱 사이트에 수천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출금하다 입금처와 출금 패턴에 의구심을 가진 코빗의 조치로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
 
업비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업비트 상장 사기 제보 채널'을 개설하고 상장 사기 근절에 나서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공식 홈페이지로만 상장 접수를 받고 상장비를 받지 않으며 상장이 확정된 경우에만 업비트 공지사항으로 이를 고지한다"며 "업비트가 직접 발행하는 코인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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