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후임으로 친정권 성향의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지명했다. 이날 법조계에선 “결국 정권 말 ‘방탄용 코드 총장’을 낙점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기 법무차관으로 임명돼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차례로 보좌하며 친정권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조국 수사’가 한창이던 2019년 김 후보자는 당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조국 수사팀’을 꾸리자”고 대검에 제안했던 게 외부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한 데 대해 "뻔뻔함의 극치" "검수완박 완결판"이라며 집중타를 날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상했듯 뻔뻔함의 극치를 달린다"며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꼴찌한 사람을 1등으로 만드는 신기한 기술이 어디서 나오는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 대행은 김 전 차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사태 피의자로 고발된 점을 겨냥해 "수사당사자로 언제 피의자가 될지 모른다"며 "하자 투성이인 사람만 앉히겠다는 이 정부를 보면서 정말 켕기는 게 많다는 생각이 안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의 불법을 뭉개고 정치적 편향성을 가중해 나가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불법을 억누르고 막을 수 없음을 명심하라"고 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검찰 수장이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장관은 “(김오수 후보자는) 일선의 검사장도 했고, 대검의 부장도 했고, 법무부 차관도 했으니까 두루 수사와 행정에 밝다”며 “정치적 중립성의 화두는 대단히 중요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국민과 정치권, 언론이 바라보는 것보다는 (좀 더) 다양한 시각을 포괄하는 의미의 탈정치”라며 “제가 생각하는 검찰의 중립성이 어떤 것인지, 여러 스펙트럼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에 대해 말할 계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즉답은 피했지만, 사실상 김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일정 부분 동의를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6일 한 언론은 "(이성윤이나 김오수) 두 사람은 윤석열’의 전면에 섰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조국 수사팀을 짤 때 윤 전 총장을 배제하자는 안을 올렸다. 당시 이 지검장은 한동훈 당시 반부패수사부장에게 이를 알리는 전화를 했고, 김 후보자는 대검 차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원팀’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검찰총장을 수사 라인에서 뺀다는 것은 애당초 말이 안되는 방안이었다. 그래서 검찰 내부에선 “김오수나 이성윤이나 정권 입맛대로 수사하는데 특화된 기술이 있는 사람들”이란 말이 나온다. 그래서 김 후보자가 총장이 되면 울산 불법 선거 개입 사건이나 월성 원전, 라임·옵티머스 등 정권 비위 관련 수사는 올스톱 되거나 흐지부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권에 충성하던 ‘피의자인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설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라”고 했지만 청와대의 지명 철회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김오수의 적자 생존 기술이 이성윤 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내년 3월이면 대선이 치러지고 정권이 바뀐다. 정권 말에 문재인 정권의 호위무사로 잘못 나섰다가 정권이 바뀐 후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래서일까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는 지난 4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다면, 무엇보다도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급부상한 이성윤 지검장과는 검사로서 급의 차이가 있다는 예기도 나온다.
 
김오수의 '처세의 기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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