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잠수사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 손정민군 친구 A씨의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 고(故) 손정민(22)씨의 부친 손현(50)씨가 16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정민이, 한강’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오늘(15일)도 한강에 갈 일이 있었다”라고 운을 뗀 후 “정민이가 발견된 수역 옆에 경찰과 해군(?) 지원자분들이 천막을 차리고 수색 중이셨고, 그 옆 수역은 자원봉사자분들이 수색 중이셨다. 정민이가 발견된 곳은 점점 추모하시는 포스트잇이 많아졌다. 감사하다”고 했다.
 
손씨는 앱을 통해 복구한 아들의 사진을 공개한 뒤 “오늘 MBC 탐사프로그램을 봤다”면서 “직접 한강에 들어가는 게 왜 불가능한지 직접 시연한 PD님 너무 감사드린다. 저도 언젠간 들어가 볼 생각이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다시 한 번 많은 관심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날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한강 실종 의대생, 아버지의 약속’이 전파를 탔다.
 
해당 방송에서 사건 당일 정민씨와 함께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셨고, 홀로 귀가한 친구 A씨가 첫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A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제작진에게 보내왔다고 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A씨 측은 “저희의 기본적 입장은 저희에 대해 일체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라며 “지금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 입장을 해명하는 것은 결국은 유족과 진실공방을 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소한 억측이나 오해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절로 해소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애도하는 것이 저희가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6일 복수 언론에 따르면 전날 손정민 씨 사망 원인 규명을 돕겠다며 서울 반포한강공원을 수색해온 민간 자원봉사팀이 수색 활동을 마치기로 했다. 친구 A씨의 휴대전화는 손씨의 행적이나 사인을 규명할 유력한 증거로 꼽힌다.
 
서초경찰서, 한강경찰대 등 30여명이 반포한강공원 일대와 수중 수색에 투입된 가운데 민간구조사, 자원봉사자까지 힘을 보탰지만 수색 범위가 넓은 데다 수중이라는 특성상 발견이 쉽진 않았다. 민간수색팀은 수색을 종료 했지만 경찰은 휴대전화가 발견될 때까지 한강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아톰 수색팀은 전날인 15일 “친구 A씨가 많은 확률로 이 수상택시 승강장의 수중과 지상에 아이폰8을 버리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다”고 수색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A씨는 휴대전화를 ‘버렸다’고 표현했으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잃어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수색팀과 경찰·해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한강 수상택시 승강장의 수지상과 수중을 2~3차례 교착 수색해왔다.
 
경찰은 수색작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주말에도 한강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 54대와 154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진술 등을 분석하며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故 손정민 허위루머 무성
 
하지만 정민씨 사건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은 온라인상에서 꼬리를 물고 있다. 사건 당시 손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의 외삼촌이 최종혁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전 서울 서초경찰서장)이라는 루머가 확산하자 최 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과장은 16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A씨와 친인척 관계가 전혀 없다"며 "저는 여동생이나 누나가 없이 남자 형제만 있어 애초 누군가의 외삼촌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경찰 고위직 지위를 이용해 손씨 사망 경위를 밝히려는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이 사건은 형사과 소관이며 수사과장으로서 관여할 일도 없다"고 해명했다. 사건의 사실관계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최 과장은 "처음에는 그냥 지켜보려고 했으나 너무나 왜곡된 허위 사실이 확산하면서 입장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故 손정민씨를 추모하는 꽃과 메모가 놓여있다. (사진=뉴스1 캡쳐)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최 과장이 A씨의 외삼촌으로서 이 사건을 덮으려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과 영상이 재생산되고 있다. 게시글 등에는 최 과장의 프로필과 약력도 함께 첨부됐다.
 
앞서 A씨의 아버지가 전 강남경찰서장이라거나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라는 내용의 루머도 퍼졌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 아버지가 근무하는 병원'이라며 서울의 한 개인병원의 이름이 공개되자 이 병원의 포털사이트 페이지에서는 '별점 테러'가 이어졌다. '살인범 가족', '의사 자격이 없다' 등 수많은 악성 댓글도 달렸다. 병원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손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오전 4시 20분쯤 친구 A씨가 혼자 한강에 인접한 경사면에 누워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망 경위와 관련해 성급하게 결론 내릴 단계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행적이 공통으로 확인되지 않고 4시 20여분쯤 A씨만 자는 상태로 발견돼 오전 3시 38분 이후 두 사람의 행적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실종 시간대 한강공원을 출입한 차량 총 154대를 특정해 블랙박스를 확보하고, 출입한 사람들에 대해 일일이 탐문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해당 시간대를 탐문하던 중 굉장히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제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신상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돼 그의 신변 보호에 나선 상태다.
 
16일 손씨 사망 사건 관련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평화집회가 도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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