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붕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역대 최고가인 6만4,000달러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이 장중 한때 반토막 수준까지 추락했다.
 
20일(현지사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통해 “계속 보유하자”라는 메시지를 밝히며 소폭 반등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하락세는 유지되고 있다.
 
이번 폭락은 중국 금융 당국의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금지 발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업협회, 중국결제업무협회 등 중국 금융 기관 세 곳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민간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매도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체로 가상자산시장에서는 기후변화와 금융당국 규제와 같은 리스크 요인으로 현재의 조정국면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비트코인이 가상자산시장에서 가지는 지배력 자체가 크게 줄고 있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응이 중요해진 시대에 맞춰 이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채굴 방식을 가진 알트코인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투자정보 사이트인 비주얼 캐피탈리스트에 따르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주요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 데이터를 분석, 역대 최고가인 6만4,706달러까지 뛰었던 비트코인이 불과 한 달여만에 3만1,663달러까지 51.1%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10년이 넘는 비트코인 거래 역사상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조정폭이지만, 조정 받은 기간으로는 지난 2012년과 2013년 이후 역대 세번째로 가장 짧은 편이었다. 그 만큼 단기 하락폭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처럼 단기 급락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비트코인 강세장이 완전히 일단락됐다고 결론 짓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실제로도 3만1,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 반등하며 고점대비 40% 정도 내려온 3만9,000달러 선에 와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증권 중개업체인 AJ벨의 라이스 칼라프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는 “환경에 대한 우려와 규제 리스크가 비트코인 가격 부담에 불을 붙였다”면서 “기업과 일반 투자자 모두가 가상자산의 장기적인 도입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틴 제이콥슨 색소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가상자산시장에서의 매물 공세가 이전보다 더 깊어지면서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으로 충격이 전이되고 있다”며 “전반적인 투자규모 축소가 시장 전체에 퍼지고 있다”면서 조정이 더 길어질 것으로 봤다. 
 
▲ 일론 머스크
물론 이와 달리 여전히 저가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비트코인 목표 가격을 50만 달러로 유지하면서 “그동안 장기간의 자기 탐색 과정을 거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다”며 “지금은 급락장에서 경험하는 `항복(capitulation)` 과정에 있으며 그 만큼 저가에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좋은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급락장에서 투자자들은 이를 `부정(denial)`하다가 `공포(fear)`로 바뀐 뒤 마지막에 `무조건적 항복`을 하게 되는데, 이 항복의 단계가 바닥 신호로 여겨진다. 
 
한편 20일 오후 12시 20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6.21% 하락한 3만8,2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머스크는 앞서 테슬라가 15억 달러(한화 1조 6,984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는 공시를 발표하며 비트코인 폭등세를 이끈 바 있다. 또한 지난 17일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판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실제로는 매도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비트코인에 대한 가치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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