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석 원장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로 불리며 생존 기능을 담당하는 원초적인 뇌(뇌간), 느낌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변연계) 그리고 생각, 판단, 학습을 담당하는 이성의 뇌(대뇌)가 있는데 뇌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서는 작동 순서가 중요하다. 즉 이성의 뇌가 잘 작동하려면 감정 뇌가 먼저 잘 작동해야 하고, 감정 뇌가 잘 작동하려면 원초적인 뇌가 먼저 잘 작동해야 한다. 
 
즉 배가 고파서 원초적인 뇌 기능이 떨어지면 감정 뇌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짜증이 나고 이성의 뇌 기능이 떨어지면서 공부가 잘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엄마가 부부 싸움 하느라 밥을 안 차려주면 아이는 허기에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고 당연히 공부를 잘할 수가 없다.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는 것보다 공부 잘하는 자식 떡 하나 더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밥 먹고 합시다”라는 옛 개그 프로의 대사는 과학적으로도 맞는 얘기다.
 
또 뇌의 앞쪽인 전두엽은 이성, 학습, 계획, 판단, 감정 조절 등의 높은 정신적 활동을 담당하는데 거의 25세가 되어야 완전히 발달된다. 즉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이 부모 말 잘 안 듣고 반항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간혹 나이에 비해 철이 일찍 들고 부모 말도 잘 듣고 자기 앞가림을 잘하는 경우가 있지만 자연적인 현상은 아니다.
 
다음은 사춘기 자녀와 외계인의 공통점이다.
 
첫째,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다.
둘째, 지능이 뛰어나 각종 암호나 비밀번호를 잘 푼다.
셋째, 에너지를 자급자족하지 못해 남에게 기생한다.
넷째, 가끔씩 자기 별에 가고 싶다면서 집을 나간다.
다섯째, 변신을 잘한다.
여섯째, 떼로 몰려다니길 좋아한다.
일곱째, 스타를 맹목적으로 좋아한다.
 
쉽지 않지만 철없이 구는 외계인 같은 아이들을 대할 때 한창 발달 중인 뇌를 긍휼히 여기고 부모가 먼저 다가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실 부모들도 소싯적에는 외계인 노릇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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