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김연경 선수에게 무례한 질문과 감사 인사 강요가 이뤄졌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뉴스1TV 갈무리)
[신소희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진출 신화를 이룬 여자 배구 대표팀이 귀국한 가운데 당시 기자회견서 김연경 선수에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강요하거나 포상금 액수 등 난감한 질문을 던져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사회자는 유애자 경기 감독관으로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0일 대한민국 배구협회 게시판에는 "선수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는 팬들의 항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 등 선수단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촬영을 마친 대표팀이 퇴장하려던 도중 "김연경 선수만 남아주세요"라며 김연경을 재차 붙잡았다.
 
다른 선수들과 작별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김연경은 관계자들이 등을 떠밀자 마련된 기자회견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가 "여기서 10~15분 정도 인터뷰할 거다"라고 하자 김연경은 "여기서 인터뷰 한다고요?"라면서 당황한 기색을 비쳤다.
 
유 감독관은 김연경에게 대뜸 "여자배구가 4강에 올라가면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 규모인 것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은 "알고 있다"며 넘어가려 했지만 유 감독관은 재차 "얼마요?"라고 물었다.
 
유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 등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압박했다.
 
이에 김연경은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많은 분이 이렇게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배구협회, KOVO(한국배구연맹), 신한금융그룹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유 감독관은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을 하시면서 격려를 해 주셨고,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또 국민께 감명을 준 거에 대해서 격려를 해 주셨다"며 "그거에 대해서 답변 주셨나?"라고 물었다.
 
당황한 김연경은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께 뭐…"라면서 "너무 감사하고 이번에 여자배구가 많은 분께 좋은 메시지를 드렸다고 해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기회가 왔다. 답변을 해달라"며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강요했다. 그러자 김연경은 "무슨 답변이요? 했잖아요. 지금"이라며 "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누리꾼들은 "1인당 6억도 아니고 다 합쳐서 6억 주면서 생색낸다", "딱 보니 인터뷰도 사전에 얘기된 게 아닌 것 같다", "김연경을 배구협회 대변인으로 이용한다", "딱 한국 꼰대 마인드", "이런 대접 받으면서 우리나라에 있어준 게 신기할 따름", "고작 김치찌개나 사주면서 협회가 해준 게 뭐 있다고. 사과하고 개선해라", "배구 협회 썩은 거 모르는 사람 없다" 등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유 감독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다.
 
현재는 프로배구 경기에서 경기 감독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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