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6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가 추석 연휴가 끝나는대로 본격적으로 가열될 전망이다. 2차 컷오프(Cut Off)에서 살아남기 위한 후보 간 치열한 수싸움이나 합종연횡으로 대선 구도가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차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를 통과한 8명의 후보 가운데 본선 진출자 4명을 뽑는 2차 예비경선의 관전포인트는 ①윤석열의 독주냐, 홍준표의 역전이냐 ②컷오프 탈락자의 본경선 후보 지지 여부 ③2강 1중 다약(多弱) 구도 속 4위 싸움 ④하위권 군소주자들의 단일화 여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1차 경선 결과, 당내 경선 구도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2차 경선에서도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이룰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홍 후보는 첫 TV토론에서 "조국 수사는 과잉수사였다"고 말해 보수진영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홍 후보는 그간 당내 최대 경쟁자인 윤석열 후보에 공세를 집중해왔다.
 
하지만 '조국수홍' 역풍 이후 타깃을 윤석열에서 이재명으로 전환한 모양새다. 홍 후보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꾸로 고발쇼도 하고 있지만 뻔뻔함으로 그게 묻힐 수 있겠느냐"며 "누가 뭐래도 대장동 비리의 핵심은 그걸 추진한 주체인 바로 그대(이재명)"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을 향해서도 "이런 대형 비리가 터졌는데도 눈치나 보고 있는 검찰도 참 이상한 조직"이라고 쏘아 붙였다.
 
반면 윤 전 총장으로선 2차 경선을 기점으로 양강 구도를 본인 독주체제로 돌려놓기 위해 국민의힘 전통지지층 뿐만 아니라 중도층과 2030세대 표심을 공략하는 정책 공약을 내놓으며 외연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힘 경선 구도가 2강(윤석열·홍준표) 1중(유승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5명 중 2차 컷오프 통과를 장담할 수 있는 후보는 별로 없다.
 
만약 하태경 의원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유승민 전 의원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 멤버로서 고난의 시기에 탄핵의 강을 함께 건넌 정치적 동지다. 하 의원이 유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더라도 성향이 비슷한 지지층의 표가 옮겨질 공산이 크다. 
 
원희룡 전 지사는 당내 소장개혁파 출신으로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유 전 의원과 바른정당 창당 멤버로서 통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과도 정치권 입문 당시 '코칭'을 해준 각별한 사이로, 이른바 '이(李)-윤(尹) 갈등' 당시에도 녹취록을 폭로하며 사실상 윤 전 총장의 우군 역할을 했다. 윤 전 총장이 당내 대선주자 중 가장 먼저 회동을 요청한 인물도 원 전 지사다. 
 
2차 컷오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개될 치열한 4위 싸움도 주목할만 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본선 진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시점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이 4강 안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세 예비후보 모두 지지율의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지명도를 반영하는 여론조사보다는 당내 고정 지지층의 결집도나 조직력의 싸움에 의해 판세가 좌우될 개연성이 있다. 
 
하위권 군소주자들이 판세를 뒤집기 위해 전략적 단일화에 나설 지도 관전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과정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후보단일화를 추진했듯이, 국민의힘에서도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본선 컷오프를 앞두고 군소주자 간 물밑에서 단일화가 추진된다면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빅3' 중심의 경선 구도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단일화로 인한 시너지가 상당할 경우 단일화 이후 본선에서도 컨벤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원희룡 전 지사와 하태경 의원의 단일화나, PK(부산·경남) 출신으로 지역 기반이 겹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하태경 의원 간 단일화 모델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일각에선 '정치 신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들 후보 모두 단일화를 부인하고 있다. 
 
최재형 전 원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관해 "그거는 제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부분"이라고 못박았다. 원 전 지사도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경선을 완주하겠다"며 일축한 바 있다. 하 의원은 YTN라디오에 "TV토론이 앞으로 한 여섯 번 정도 남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저 하태경의 강점, 얼마나 잘 준비되었는지, 이런 부분들이 알려질 거라고 본다. 그래서 충분히 4강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낙관했다.
 
한편 지난 16일 오후 TV조선 주관 1차 토론에 이어 △23일 국민의힘 유튜브채널 오른소리로 중계하는 2차 토론 △26일 채널A 3차 토론 △28일 MBC 100분토론 △10월1일 MBN 5차 토론 △10월5일 KBS 6차 토론에 참여한다.
 
선관위는 다음 달 6일부터 양일간 전국민 여론조사와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실시한다. 여론조사 70%와 당원투표 30%를 합산해 2차 컷오프를 시행, 상위 4명 명단을 10월8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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