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 국민의힘은 5일 오후 2시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제2차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대선후보 선출 하루 전날까지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양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박빙의 승부를 펼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역대급으로 높은 투표율 속에서 당심이 민심의 흐름을 쫓아가는 '전략적 투표'가 이뤄졌다면 홍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제1야당의 목표에 당심이 결집했다면 윤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필자는 패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홍준표 후보가 패한다면 패인은 이른바 '조국수홍'이라는 잘못된 ‘증오 마케팅’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난 9월 16일 열린 대선 경선 1차 토론회에서 홍준표 저격수를 자처한 하태경 의원이 "조 전 장관과 '썸' 타고 계시다. 조국 수사가 잘못인가"라고 묻자 홍 의원은 "나는 잘못된 것을 보면 피아(彼我,그와나 또는저편과 이편)를 가리지 않는다.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를) 과잉수사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조국수홍'이라는 프레임이 씌어졌다. 국민의힘을 응원하는 다수의 지지자들에겐 일종의 배신이다. 그들은 ‘토론 대결’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자존감을 찾고자 한다. 홍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상대편을 욕하는 잘못된 증오의 표출로 이후 홍 후보는 '이기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가능한 사람' 이미지로 각인됐다.
 
어쨌건 홍 후보가 빠른 속도로 입장을 전환해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해석도 나왔지만 소위 국힘 당원들에게 '앙금'이 가셔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윤석열 후보가 패한다면 패착은 '개사과'다.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에 대해 지난달 21일 “송구하다”고 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본인의 인스타그램에는 유년 시절 사진과 나무에 끈으로 사과를 달아놓은 사진도 올라왔다. 
 
여당은 물론 당내 경쟁 후보들도 “사과는 개나 주라는 뜻이냐” “앞에서 억지 사과하고 뒤로 조롱하는 기괴한 후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준석 대표도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이라며 문제의 사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다수의 사람들은 "야당의 유력 대선 주자가 발언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은 민감한 시기에 개 사진이 일으킬 파장을 예상하지도 못할 만큼 몰상식하다는 건가, 몰지각하다는 건가."라는 비난이 쏟아냈다. 국정 운영의 최고책임자 자리에 앉을만한 기본 소양과 역량이 있는지 뿌리부터 의심했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정치에 있어서 선거는 ‘승자독식’ 전쟁이다. 승자독식 전쟁에서 이성과 양심은 독이다. 내로남불은 기본이고, 마타도어와 음모론도 불사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열성 지지자들을 제외하곤 유권자들은 그들의 주장'에 놀아나지 않는다. 홍준표의 '조국수홍', 윤석열의 '개 사과' 사진으로 '개망신' 당했지만 그래도 보수적 시각으로 두 사람의 '진정성'을 보면 오늘의 승자는 윤석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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